해외여행/'19 스위스

스위스 숙소와 음식(2019.8.9~17)

여름숲2 2020. 9. 1. 15:29

♥  숙소

 

몽트뢰 : Hotel Bristol 1 (2배드룸아파트

 

 레만호가 바로 앞에 보이는 이 호텔은 여러가지로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2배드룸의 넉넉한 룸 사이즈와 룸 컨디션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레만호를 바라보며 호텔 조식을 하는 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조식 가짓수는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의 품질이 좋았다. 크로아상, 치즈, 과일, 커피만으로 이루어진 조식이었지만, 레만호와 알프스 산자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완성되었다. 덤으로 아침에 레만호를 걸어서 프레디머큐리 동상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올 수 있었던 것은 선물 같다. 

호텔 건물과 조식 테라스. 일반 호텔 룸이 주를 이루고, 아파트 형이 조금 있다. 

호텔 조식하는 풍경

 

오른 쪽 끝 의자 보이는 곳이 우리 숙소 테라스.

아파트에 이런 데라스가 있어서 저녁에 해지는 것을 보며 식사하고 술마시기 좋다.

숙소 내부 풍경. 이 식탁은 간이 식탁이고,  야외에 테이블이 따로 있다.

 

 

 

 

샤모니 : Auberge de l'Orangerie 1(패밀리 스위트룸

 가격이 저렴해서(몽트뢰의 절반 가격. 우리가 예약한 숙소 중 가장 저렴했음) 샤모니 가는 도중 '살랑슈' 마을의 숙소에 예약했다. 숙소에 다락방이 있는 전형적인 살레 구조의 숙소였다. 사진처럼 나무로 되어 있어서, 좀 낡고 삐그덕 소리도 나지만, 취사할 수 있는 아파트 형태이다. 사우나 시설도 있어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마을으로부터 외따로 있는 곳이었는데, 주변이 온통 밭이나 목초지여서 바람에 나무와 풀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만, 차가 없으면 접근이 어렵다는 점과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와야 하는 점은 불편하다. 

실내 구조와 부엌 창으로 보이는 나무. 풍경이 평화롭다.

 

근처에 이런 대형 까르푸가 있어 고기와 과일 등을 사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ARCA 솔레바트 웰니스& 스파 2(패밀리아파트)

 

 체르마트의 숙소인데, 우리가 예약한 숙소 중 가장 비싼 숙소였다. 그런만큼 룸 컨디션이나 조식 등 모두 만족할 만한다. 호텔 룸에서 '체르마트'가 보이기도 하고, 패밀리 아파트의 경우는 방 2개와 다락방 1개가 있는 훌륭한 시설이다. 이 호텔에는 작지만 수영장과 스파가 있어서 트래킹 후 이용하면 몸이 가벼워진다. 다만, 스위스의 사우나는 남녀 구분이 없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특히 사우나는 알몸 이용이 기본이다. 물론 요즘은 알몸에 목욕 가운을 걸치는 사람도 있지만, 혼탕이 스위스의 기본 문화이다. 우리는 촌스럽게(?) 먼저 스파이를 보내 망을 보게 한 후 사람들이 없을 때 우리끼리 가서 룸 하니씩을 차지하며 돌아다녔다. 덕분에 서양 남자의 알몸을 보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조마조마했다. 나는 그나마 가운만 걸치고 사우나실에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놀래서 촌스럽게 나왔다. 나중에 독일에 사는 분과 이 이야기를 해 봤는데, 그분 말이 자신도 처음엔 그랬는데, 나중엔 아무렇지도 않게 됐다면서, 하나하나 틀을 깨나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글쎄.......

 

 

▶Hotel Gletscherblick 2( 3베드룸아파트 

 

 그린델발트의 숙소는 마을 위쪽 조용한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중심가에서는 다소 멀었지만, 걸어다니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좋은 추억이 되었다. 3성급 호텔 수준으로 우리가 빌린 아파트가 이 호텔에서 가장 크고 좋은 룸이었을 듯 하다. 다락방에만 침대가 5개 있었고, 1층에는 넓은 거실과 부엌 화장실 2개, 큰 방 등이 있었다. 물론 아이거 북벽 아래에서 저녁마다 고기를 굽고, 와인을 마실 수 있다.

 

왼쪽 보이는 집이 우리 숙소

 

우리 숙소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

호텔 조식 먹는 곳, 직접 착즙한 오렌지 쥬스를 마실 수 있다.

 

 

▶Sorell Hotel Rigiblick Zurich 1(스위트룸 아파트)

 

 이곳은 취리히 중심가에서 떨어진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장점은 가격이 싸고, 방에서 취리히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호텔 조식이 맛있다는 점이다. 역시 단점은 관광지에서 멀다는 것과 룸 구조가 좀 이상하다는 점이다. 화장실에 문이 없는 구조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커튼이 있고 널찍해서 그런대로 괜찮았다. 이 호텔을 이용한 이유 중 하나가 이 호텔 레스토랑이 미슐랭 맛집이라는 거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 이 호텔 레스토랑 전체를 빌린 사람이 있어 우리가 이용할 수 없었다. 덕분에 그날 맛집 찾아 삼만리 했다. 마지막 날이라 나름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낯선 도시에서 갑자기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추천 받은 곳에 겨우 전화하면, 풀부킹이라 하고, 오늘은 영업 안한다고 하고.... 그리하여, 친구들을 끌고 할 수 없이 밤에 구시가로 나가게 되었다. 역시 촌티나는 사람들이라 맛집을 못찾고 만만해 보이는 아무데나 들어가게 되었다. 그저 그런 평범한 메뉴였지만 마지막이 갖는 애틋함과 술기운을 빌려 지친 마음들을 업시켰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하던 대로 2차를 외치며 호기있게 거기로 나섰다. 엄청 그럴듯한 요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식당에 있어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고 왔으므로 메뉴 2가지와 술을 시켰다...... 그런데, 안된다는 것이었다. 1인 1메뉴 주문이 원칙이란다.ㅠㅠㅠ  2찬데? 술안준데? 시간도 늦었는데? 안되는 영어로 사정을 말해봤지만, No! 였다. 

 우리는 급 기분이 다운되고, 의기소침해졌다. 다른 술집을 찾아 떠나기엔 너무 기가 죽었다. 그래서 슈퍼라도 있으면, 맥주라도 사서 숙소에 가서 마시자고 합의를 한 후 가게를 찾아다녔으나.... 아, 우리나라 편의점과 술집이 그리웠다!  결국, 마지막 밤에 우리는 술 찾아 거리를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다시 그 먼 숙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마지막 밤이 가버렸다. 뭘 정리하고 돌아보고 격려하는 시간도 없이...

  마지막 아침, 역시 미슐렝 식당을 가진 호텔 조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나하나 완성도가 높은 음식들과 커피를 마시며 여행의 아쉬움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 음식들

 

▶담프첸트랄레 Dampfzentrale

이 식당 테라스에서 보이는 아레강의 풍경. 처음엔 사고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물살이 엄청나게 빨라 도저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수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둥둥 떠내려 오고 있었다. 아기들만 튜브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저렇게 떠내려 온다. 

 

알펜 마카로니 - 목장식 마카로니 요리
석류, 아보카도, 옥수수(?) 등을 넣은 샐러드인데 너무 맛있어서 더 시켜 먹었다. 
카프라제 샐러드인데 생모짜렐라 치즈를 덩어리째 줘서 깜짝 놀랐다.

 

 

▶ 체르마트 China Garden

베이징 덕과 치킨 등을 시켰는데 맛있었다.

 

 

▶그린델발트 어느 호텔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 

 첫날 숙소에 늦게 도착해서 씻지도 않고 등산복을 입은 채로 식당을 찾아 나왔다가 들어간 근처 호텔 레스토랑이었다. 들어갈 때부터 스위스 미슐랭 어쩌구 하는게 붙어있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여러가지로 후회가 되는 집이었다.

  우선, 우리의 복장이 맘에 안들었는지 전망좋은 메인식당에 자리가 없다며, 따로 방을 안내해 주었다. 마치 골방에 가두는 것 같아서 좀 불쾌했는데, 늦은 시간이라 다른 곳을 가기도 마땅치 않아 그냥 먹기로 했다. 우리가 식당을 나올 때까지 메인 식당에는 사람이 차지 않았으니, 우리가 푸대접 받은 게 분명하다. 물론 식당에 있는 사람들은 격식을 차린 옷차림의 사람들 2~3명씩 앉아 데이트하는 분위기였다.

 아무튼 우리는 스위스에 와서 퐁듀를 못먹어 봤으니, 고기 퐁듀와 치즈 퐁듀 코스 요리를 시키기로 했다. 1인당 6~7만원 정도 하는 비싼 요리였지만, 단품도 만만치 않아서 코스로 시켰는데, 우리의 실수였음이 드러난다.  우리는 더웠기 때문에 일단 맥주를 시키고 와인을 시켰다. 그리고 서빙이 늦어서 부지런한 친구가 입구 쪽에 있던 스푼과 포크를 가져와서 셋팅했다. 조금 있다가 눈치 빠른 친구가 눈짓을 해서 보니, 웨이터의 얼굴 빛이 상당히 안좋았다.

 음식맛은 ? 퐁듀만 빼면 훌륭했다.  퐁듀는 적응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고기에 찍어먹건, 야채에 찍어먹건, 치즈에 찍어먹건, 어떻게 먹어도 힘들었다. 그나마 고기를 뜨거운 국물에 데쳐먹는 것은 먹을만 했지만, 우리 촌스러운 친구들은 음식을 거의 남겼다.

 술값까지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했지만 유쾌하지 않았던 식사를 통해 나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지껏 아줌마 정신으로 버텨왔던 나의 에티켓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실수를 나열해보면,

 

①첫번째 실수 : 씻지 않고 등산복 입고 고급 음식점에 들어간 것(이것은 비싼 가격을 주고 모처럼 데이트하러 왔는데, 추레한 옷차림의 손님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으면 어떨지 상상해보면 된다.)

②이건 정말 치명적인 실수인데, 왜 그랬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우린 인원이 많았는데도 몽땅 고기 퐁듀와 치즈 퐁듀 2가지 코스로 메뉴를 통일한 거다. 낯선 음식에 이토록 과감했으니, 그 댓가도 참혹했다. 차라리 퐁듀 절반시키고, 나머지는 파스타나 스테이크 등 단품을 시켰으면 훨씬 행복했을 텐데....

③아줌마 정신 때문인데, 우린 바쁜 웨이터를 대신해서 우리가 수저, 포크 등을 가져와서 셋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쁠 때면 손님이 숟가락을 꺼내서 놓고, 물이나 반찬도 날라온다. 그런데, 고급 레스토랑은 팔에 수건을 걸친 웨이터가 긍지를 가지고 그 일을 한다. 놓는 순서와 모양도 나름 있는데, 그걸 망치면 안된다. 

④무신경한 태도인데, 우리가 주문했을 때 제일 먼저 맥주가 도착했다. 테이블에는 아직 컵이 없었고 와인잔만 셋팅되어 있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린 맥주잔에 담긴 맥주를 와인잔에 조금 덜어 친구들이 맛보게 했다. 웨이터의 표정을 봤어야 했다. 맥주잔을 더 달라고 했으면 됐는데, 기다리지 못하고... ㅠㅠㅠㅠ  나중에 와인이 나오자 우린 또 맥주가 묻어있는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 마셨으니...  새로 와인잔을 가져온 웨이터의 표정도 봤어야 했다......털털하다고 해야할까. 무식하다고 해야할까? 느들이 와인 맛을 알아? 거의 이런 기분이었다. 참고로 와인 에티켓은 와인 병이 바뀔 때마다 잔을 바꾼다. 와인 맛이 변할까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매니저를 불러 그들의 에티켓에 대해 정중하게 항의하고 사과를 받았는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런 작은 실수들이 서로에게 불쾌한 감정과 그 나라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는 만고불변이 진리를 되새긴다.

어마어마한 돈을 내고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부끄러움만 갖게 됐던 식당 경험이었다. 이것을 이렇게 곱씹는 이유는 그동안 무신경하게 아줌마 정신으로 행동했던 나의 행동을 반성하며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퐁듀'가 고소하다고 하는데, 이 진한 맛은 처음 맛보는 우리에겐 힘들었다. 외국인들이 청국장 먹을 때 느낌이 이럴 것 같다. 그리고 퐁듀 코스는 사진에는 없지만, 코스여서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여러가지가 나오는데, 모두 치즈와 관련된 것들이어서 거의 치즈 덩어리 10개를 한꺼번에 먹는 기분이었다.

치즈 퐁듀 (퐁듀 프로마쥬)

치즈에 화이트 와인, 마늘 등을 각종 재료를 넣고 뜨겁게 녹여서 긴 포크로 빵이나 감자, 야채 등을 찍어 먹는 음식이다. 원래 스위스 산악지대에서 겨울에 딱딱한 치즈를 먹을 수가 없어서 화이트 와인에 치즈를 넣어 끓인 후 빵을 찍어 먹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퐁듀'란 말의 뜻도 프랑스어 '녹이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퐁듀 시누이즈 (고기 퐁듀)

'차이니스 퐁듀' 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냄비에 야채를 넣어 묽게 스프를 끓인 뒤 긴 포크로 얇게 썬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넣어 살짝 익혀서 각종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으로 샤브샤브와 비슷하다. 그나마, 이것이 우리가 먹어본 샤브샤브와 비슷해서 조금 먹을 수 있었다.

 그밖의 퐁듀 종류에는 우린 안먹어봤지만 끓는 기름에  긴 포크에 꿴 고기를 익혀 소스에 찍어 먹는 퐁듀 부르기뇽(미트 퐁듀)이 있다고 한다.

또, 짖궂은 설에 의하면, 퐁듀는 여자가 먹다 떨어뜨리면 오른 쪽에 있는 남자에게 키스를, 남자가 먹다 떨어뜨리면 같이 식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와인을 한잔씩 대접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접시에 각종 소스를 담아 보이는 포크로 익힌 고기등을 찍어 먹는다. 처음에 이 접시 용도를 몰라서 이 접시에 샐러드바에서 골고루 담아온 음식들을 공동으로 먹으려고 한 헤프닝도 있다.

치즈, 또 치즈... 넘치도록 주는 치즈들
마지막 디저트 아이스크림.

 

 

▶ 취리히 니더도르프 거리의 식당

  이 식당은 거리의 식당답게 음식이 퓨전음식인 것 같다. 스위스 음식이긴 한데, 흔히 먹을 수  있는 서양음식과 결합했다고 할까?

고기 볶음에 감자전

 

스테이크
슈니첼 종류일 듯 한데, 고기 튀김과 감자칩
뢰스티 

감자를 잘게 채썰어 그릴에 구운 뒤 치즈나 소시지 등과 곁들여 먹는 요리,

사실 감자 칩 보다 채썰어 감자전 형태로 만든 다음 그 위에 소시지를 올리는게 기본 형태

 

샐러드들

 

 

 

▶우리의 흔한 저녁 식탁 풍경.

 

 

 

▶ 호텔 조식 풍경

 

그린델발트의 빵 코너. 나는 항상 크로아상만 먹었다.

 

그린델발트. 쥬스도 직접 짜서 준다.

체르마트 호텔 조식의 치즈코너.  거의 모든 종류의 치즈가 있어서 조금씩 맛보았다. 상당히 맛있어서 서울 돌아갈 때 사 가지고 가고 싶었으나, 가공식품은 반입이 안된다고 한다. 

취리히 호텔에서 먹은 조식인데, 우리는 이렇게 간단하게 먹었다고 쓰고 싶었지만, 사실은 항상 푸짐하게 먹었다. 

살라미.  고기를 말려서 발효시키는 육포와 햄의 중간 정도 되는 음식 .  
취리히 호텔의 햄종류와 아침부터 나온 연어와 야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