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제주 3주 살이

D 21- bye 제주

여름숲2 2018. 5. 4. 10:53

* 5월 4일 금


  오늘로 제주살이 끝이다. 조금은 여기가 집이고 서울이 또 다른 여행지라는 느낌도 든다. 잘 살았다. 제주집.

아침부터 서둘러 청소하고, 쓰레기 정리까지 하고 나니, 떠나는 것이 실감난다. 올레길을 나서는데, 벌써 그리워진다. 유난히 화창한 날이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고, 번영로 양쪽으로는 한가한 말들이 풀을 뜯고, 그 곁으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걷고 있다. 학생들은 무얼 기억할까? 뜨거웠던 한낮? 혹은 연두빛 초원과 오름들이 빚어내는 곡선? 모를 일이다. 간절함이 없이 오는 여행에 자연이 어떤 빛깔일지.

 우리의 간절함은? 완도까지 배를 타고, 5월 연휴기간의 길고 지루한 고속도로 달려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 L은 '고맙네'라고 말했다. 3주동안 작은 집에서 살며, 함께 걷고, 라이딩하고, 관광지나 시장을 찾아다니는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뜻이란다. 그렇다면, 나도 '고맙네'



  마지막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나니, 이제 막 짓고 있는 카페 '고흐의 편지' 속 아몬드꽃이 눈부시다. 처음 왔을 때는 시커먼 건물이었는데... 담에 여길 올 이유가 또 생겼네... 


  나의 차가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내리고 있다. 이렇게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여행을 시작하는구나. 참 좋은 연휴가 시작되는데.... 그들에게도 제주 바다가 환상적이기를... 더할 수 없는 멋진 라이딩이 되기를 빌어줬다.

안녕!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