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자전거 레슨

레슨 7회 - 미사리를 넘어서 팔당대교까지(2112.10.30)

여름숲2 2012. 10. 31. 12:58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팔당 대교 아래에 피어난 억새꽃의 장관을 보기로 했다.

암사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라이딩( ㅎㅎ 이러니까 진짜 전문가 필이 나네 ㅋㅋㅋ)을 시작했다. 지난 번의 경험을 교훈삼아 어깨와 손을 가능한 사용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아직 손가락이 다 회복된 것은 아니다(다음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손가락보다는 어깨문제였던 듯...어깨에 힘을 들여 타다 보니 손가락으로 내려가는 신경에 무리가 간 것이라는 ㅠㅠㅠ)

아무튼 한강변도 억새가 한창이었다. 억새와 강물, 투명한 햇살과 바람이 이루어내는 풍광을 가슴저리게 담으며 힘차게 오늘도 페달을 밟았다.  왼쪽 기어 3, 오른쪽 기어 8, 바람의 방향은 등 뒤에서 불고 있었다.

암사

 

드디어 미사리 넘어가는 고개에 이르렀다. 왼쪽 기어 2, 오른쪽 기어 6-7로 잡고 오르다가 계속 기어를 바꾸며 끝까지 올라가라는 선생님의 말씀!

출발! 처음부터 가속을 내서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마구 가속을 냈는데, 생각보다 초반 평지가 길었다. 오르막 가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 했지만, 계속 기어를 바꾸며 올랐는데, 기어를 1단으로 바꿔도 아직 오르막 끝이 보이질 않았다. 계속 페달을 밟았지만 진도는 나가지 않고, 심장은 지금이라도 금방 터질 듯 방망이질 쳐대고, 다리에는 힘이 빠진 상태에서 그만,,, 3분의 2 지점에서 실패!

자전거를 끌고 중간 쉼터까지 올라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처음에 그리 가속을 내는 것이 아니란다. 짧은 오르막에서는 가속을 내지만, 긴 오르막에서 가속을 내고자 하면, 사실 보이는 것보다 가속 거리가 길어 오르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빠진단다. 그리고 기어변속은 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 때마다 아껴가며 하나씩 해야 끝까지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심기 일전하여 중간쉼터에서 정상까지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듯 했으나,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ㅠㅠ 바로 앞에 생활자전거를 타니는 아저씨 한분이 천천히 오르고 계셨던 것! 그 아저씨 속도에 맞추면 멈출 듯해서 속도를 내다보니, 그 아저씨를 추월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추월하고자 하다. 그만 균형을 잃고, 정지! 2차 실패!

정상까지 끌고 오며 터지는 심장의 소리를 들었다. 심지어 가래 끓는 소리까지 났다.ㅠㅠㅠ

정상에서 좀 쉬었다가 내리막은 그냥 브레이크 잡으며 천천히 내려왔다. 그 다음에는 자전거 길 따라 고고 씽!

 

 

평일 오후라 자전거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별 무리없이 시원하게 달렸다. 일방통행의 뚝방길을 달리다 보니 아래로 억새꽃이 장관을 이뤘다. 아름다운 억새를 따라 가다 보니 팔당대교였다.조심스레 차도도 건너고 걸어서 팔당 냉면에 가서 매운 비빔냉면으로 속차리고 다시 서울로 출발!

돌아오는 길은 역풍이었다. 비로소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 사실 거기까지는 아니고 그저 조금 힘을 썼을 뿐이지. ^^)로 바람을 가르며, 무슨 '바람의 파이터'같을 기분이 들어서 잘~ 달렸다. 선생님 말로는 그래도 24-5km로 달린 것이니, 동호인 여자 수준은 된거라나? 으쓱으쓱!!

드디어 미사리 고개가 나왔다!  심기일전!

이번에도 2번에 나눠서 오르기로 했다. 왼쪽 기어 2, 오른쪽 기어 6으로 출발! 안장높이를1,2cm쯤 높이기로 했다.

일단계 : 이번에는 반대편보다 경사가 완만하여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고 출발했다. 잘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기어를 너무 빨리 바꿨나보다. 2단인데, 아직도 목적지가 멀었다. 그래서 1단으로 바꾸려고 낑낑대는데, 이 놈의 부실한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 놈이 이 놈이 하느라 핸들을 비틀비틀 하다가 그만 실패!

중간 쉼터에서 쉬는데, 참~ 한심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2단계 다시 출발, 이번에는... 이번에는.. . 옆에서 선생님이 발에만, 발에만 집중할 것. 상체는 움직이지 말고, 말을 저으세요,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에 맞춰 겨우겨우 정상에 올라왔다. 성공! ㅎㅎㅎ 오른쪽 기어를 보니 2단에 있다.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해 왕초보 실력을 그대로 뽐내며, 브레이크 잡고 겨우겨우 내려왔지....

그 다음 암사까지는 그대로 순탄대로. 역풍을 가르며 속도를 높이며, 열심히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