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8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 Lake Tekapo 2018.11.29~30)

여름숲2 2020. 10. 17. 17:41

♥테카포 호수( Lake Tekapo)

 데카포 호수( Lake Tekapo)는 남섬 중부 맥켄지 컨트리의 중심부에 있는 호수로 해발 710m 에 있다. 이 호수는 뉴질랜드의 주 전력망을 위한 전기를 생산하는 수력 호수이기도 하다. 호수의 물은 마을 외곽의 터널을 통과하여 대규모 수력 발전소Tekapo-A로 연결된다. 여기서 네트워크의 다음 발전소인 푸카키 호수 기슭에 있는 Tekapo-B로 물을 전달한다고 한다. 

 이런 대규모 수력 발전소 네크워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 호수는 아름다운 물빛으로 유명하다. 햇살이 좋은 날에 보여주는 청록색의 호수 물빛은 보는 사람의 영혼을 끌어당긴다. 깊은 위안의 빛깔이다. 

 이 청록빛은 '밀키 블루Milky Blue' 라고도 불리는데, 억겁의 세월을 흘러온 빙하만이 낼 수 있는 빛깔이다. 빙하는 느리게 움직이는 얼음 강이다. 설산에서 시작된 빙하는 눈이 내리면 새로운 눈의 무게 때문에 두껍고 무거운 층을 만든다. 그리고 중력에 의해 산의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게 되는데, 계곡 벽에서 느슨한 바위을 떼어내어 움직이는 얼음에 가두게 된다. 얼음 흐름의 측면에 갇힌 암석은 계곡 바닥과 벽의 단단한 암석을 따라 엄청난 힘으로 분쇄되어 밀가루처럼 미세한 분말이 되는데, 이것이 '빙하가루' 이다. 이 빙하가루는 낮은 고도로 이동하면서 얼음이 물로 변할 때 함께 계곡 아래로 이동한다. 그리고, 긴 여정 끝에 호수로 흘러들게 되는데, 이 빙하가루(미사와 점토가 혼합된 빙분)가 햇살에 반사될 때 청록색으로 보이게 된다. 

쨍하게 푸른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밀키블루의 호수. 더 이상 아름다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한껏 자연의 푸른 색을 펼쳐 보이고 있다. 마음 속 끝까지 푸른 빛으로 물든다.  호수 왼쪽에 햇살에 몸을 들어내놓고 있는 남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호수에는 지금 루핀 꽃이 한창이다. 

루핀은 콩과에 딸린 식물로 한해살이와 여러해살이가 있다. 루피너스라고도 한다. 한해살이는 남유럽이 원산지로, 키는 60cm쯤이고,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초여름에 줄기 위쪽에 나비 모양의 꽃이 줄지어 핀다. 종류에는 푸른루핀 · 노란루핀 · 보라루핀 · 흰루핀 따위가 있다. 여러해살이 루핀은 미국 남부가 원산지로 키는 60cm쯤 된다. 꽃 색깔은 남보라색 · 파란색 · 분홍색 · 흰색 등이 있다. 관상용 · 사료용으로 가꾼다.  < 출처 : 다음 백과 >

다음날 아침의 데카포 호수.  햇살이 사라지 데카포 호수는 더 이상 청록색이 아니다. 우유빛 도는 연한 녹색쯤 될 것 같다. 마치 지난 밤의 화려한 화장을 지워내고 맑게 씻어낸 맨얼굴의 느낌이랄까? 비록 봄날 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맑고 고요한 모습이 마음을 차분하게 갈아앉히며 정갈한 아침을 열어 주었다. 이 극명한 대비를 통해 모든 아름다움은 그때그때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한 목자 교회 Church of the good shepherd

 테카포 호수 근처에 있는 이 선한 목자 교회는 1935년 매켄지 마을에 세워진 이 지역 최초의 교회이다. 성공회 소속인 이 교회는 이 지역 예술가인 Esther Hope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크라이스트 처치 건축가 Richard Strachan De Renzy Harman (1896–1953)의 설계로 건축되었다. 교회는 환경과의 조화를 위해 교회를 둘러싼 부지는 일부러 토착 식물과 남겨 두었으며, 돌도 지역의 돌을 사용하였다. 구조자체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나 돌을 클래딩으로 사용하여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지붕은 원래 호주 참나무 지붕 널이었지만 매켄지 분지의 혹독한 기후에 유지가 어려워 1957년 슬레이트 지붕 널로 바뀌었다고 한다. 교회의 종은 오드리 바커 (1935 년 사망)와 그녀의 할아버지 에드워드 실러를 기념하기 위해 가족들이 기증한 것이다. 

 데카포 호수를 배경으로 서 있는 이 작고 소박한 교회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거기에 파란 하늘과 흰 구름까지 곁들여진다면 잠시나마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내부 사진 .   십자가 너머로 테카포 호수가 보인다. 신이 바로 거기 존재한다는 듯이                                                                                         <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
교회를 돌아 내려가면 데카포 호수에 이른다. 루핀 꽃이 한창이다.

 

♣  목동의 개 

 선한 목자의 교회 근처에 보더콜리 종의 일종으로 알려진 양치기 개의 동상이 있다. 이민 초창기에 이곳에는 많은 양 목장이 있었는데, 개들이 울타리 대신 경계를 서 주기도 하고, 양을 돌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동상은 그들의  역할을 인정하고 기념하기 위해 Mackenzie Country 주민들이 의뢰하여 조각가 Innes Elliott가 이웃의 Haig라는 개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조각은 약 15 개월이 걸렸고 1966년에 세워졌다. 

 

◐ 숙소 

테카포 호수 앞에서 보는 밤하늘의 별이 아름답다고 하여 고민하다가 얻은 숙소가 '레이크프론트 로지 백 패커스'였다. 바로 앞이 테카포 숙소였고, 화장실이나 취사장 등이 깨끗한 편이어서 좋았지만, 백패커스인만큼 4인실 숙소가 최선이었다. 싱가폴에서 온 젊은 부부와 함께 묶었는데, 우리가 코를 골까봐 깊은 잠을 이룰 수는 없었다. ㅠㅠ

주차장
숙소 앞에 이런 마당이 있어 데카포 호수를 보며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다
취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