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8 뉴질랜드

마운트 쿡(2018.11.29. 목) - 후커계곡 트래킹(Hooker Valley Track),푸카키 호수(Lake Pukaki)

여름숲2 2020. 10. 10. 18:09
 마운트 쿡 Aoraki Mount Cook. 에베레스트를 닮은 뉴질랜드 최고봉
마운트 쿡은 높이 3,724m에 불과하지만 섬나라에서는 대단히 높은 산이다. 정식 명칭은 '아오라키 마운트 쿡'으로 '구름을 뚫는 산'이라는 뜻이다. 마운트 쿡 빌리지로 오는 길에 펼쳐지는 푸카키 호수(Lake Pukaki)는 하루에 530m의 폭우가 내리는 거칠고 변덕스러운 기후와 70개가 넘는 빙하 덕분에 만들어졌다. 상주인구가 불과 250명에 불과한 이 작은 마을에는 놀랍게도 연간 25만명이 방문한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된 이 광대한 산에는 멋진 산행코스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 출처 : '엔조이 뉴질랜드' , 넥서스 >

 

♠후커계곡 트래킹(Hooker Valley Track)

후커 밸리 트래킹 코스는 Aoraki Mount Cook National Park에 있다. Aoraki 마운트가 3700m가 넘는 봉우리들을 거느린 거대한 산이면서 후커 빙하와 뮬러 빙하를 품고 있으면서도 접근이 쉽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본격적인 산행이 아니라 후커 호수까지 갔다가 오는 왕복 10km(약 3시간 소요)의 편안한 트래킹 길이다. 밀포드 트래킹이 끝나고, 쉬어가는 마음으로 가볍게 트래킹을 시작했다. 날이 맑지는 않았으나 시원하여 트래킹하기에는 참 좋은 날씨였다. 트랙 또한 잘 만들어져 있어서 소풍가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었다.

 

출발점인 주차장 풍경.  이곳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오솔길 같은 길을 돌아 겨우 도착해서 주차를 했다. 이곳에서 캠핑이 가능한 것 같았다. 왼쪽 건물이 화장실이다.  
전체적인 개념도.                                                                                                                                                                     흔히 '마운트 쿡' 트래킹이라고 하면, 3700m가 넘는 설산을 바라보며 후커 빙하가 만든 900m 고지에 있는 후커 레이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우리가 한 트래킹은 지도에서 'You are here'라고 쓰여 있는 지점에서 출발하여  왼쪽의 밀러 호수를 지나서 후커밸리 트랙을 따라 '후커 호수'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트래킹이다. 지도를 보면 '후커 밸리 트래킹' 이외에도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다.
왕복 3시간의 가벼운 트래킹이다.
겁도 없이 돌아다니는 새
가벼운 마음으로 트래킹을 시작한다.
입구에서 조금만 가면 'Freda의 바위' 이정표가 보인다.

 

1910년 Aoraki 산을 올랐던 최초의 여성인 'Freda'가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1910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강점되었던 해인데, 지구 반바퀴를 돈 이곳에선 한 여성이 최초의 길을 걷고 있었다. 
golden speargrass가 덮인 언덕 너머로 빙하의 설산이 보인다. 
Mueller 빙하가 녹아서 만든 호수.  저 빙하가 녹아서 호수를 만들고, 
Mueller Glacier 호수 상류의 후커 강 위의 현수교
Mueller Glacier 호수 상류의 후커 강 위의 현수교
암석가루. 빙하 침식에 의해 암석이 가루가 되는 것인데, 물에 들어가 물빛을 혼탁하게 만들어 '빙하 우유'라고도 한다. 빙하 호수에 흘러 들어가 청록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밀포드 트래킹을 하면서 만났던 일본여행객 팀을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주로 7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었던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가이드와 함게 밀포드 가이드 트래킹에 참가하여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었다. 식사시간에도 다른 모든 사람들이 서로 계속 섞였지만, 그들은 마지막 날까지 그들만의 식사, 그들만의 트래킹을 고수했다. 아마, 언어도 안 통하는 낯선 곳이어서 그랬겠지만, 우리와 그들이 유일한 동양인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내가 여러번 마디랭귀지를 동원해서 말을 걸었지만, 거리를 두셨던 분들이었다. 그러던 분들이 트래킹 끝나는 날, 우리에게 사진을 찍자고 하셔서 즐거웠는데,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마침 일본인들은 내려오고 있었고 우리는 올라가고 있었는데, 우릴 보자 일본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하이파이브를 하셨다. 이렇게 훈훈하게 기승전결을 맺다니....  찡했다. 그 일본팀의 가이드와 반갑게 사진을 찍었는데,  가이드가 일본 알프스 산 가이드도 한다며, 일본 알프스 산에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는 말과 함께 메일 주소를 적어줬다.
Alpine Tarn.  길가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알파인 호수 가 나오는데, 작은 호수이지만, 이 호수에 비치는 설산이 아름답다. 
Hooker Lake 후커 호수.                                                                                                                                                             드디어 목적지인 후커호수에 도착했다. 호수에 빙산이 떠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켜켜이 쌓여 있던 억겁의 시간이 문득 눈앞에 펼쳐진 듯 아득했다. 그 오랜 세월을 버티다가 지금 내 앞에 홀연이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있을 듯도 하고, 시간이란 것이 이렇게 한 순간 녹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어서 안타깝기도 하고, 모든 사라지는 것들이 갖는 애잔함과 허망함에 먹먹해지기도 했다.  
호수 가까이 사람들이 내려와 있다.
빙하가 녹은 호수 앞에 앉아 있는 여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내려가는 길에 날이 갰다. 

 

▶ 마운트 쿡의 꽃들

Aciphylla aurea 는일반적으로 golden speargrass 또는 golden Spaniard 로 알려진 Aciphylla 의 종입니다. 개별 식물의 높이는 최대 100cm (39 인치)이며 ,1 월부터 2 월까지 노란색 또는 황금색의 꽃이 피며, 꽃 머리는 매우 뾰족하고 상당히 크고 단단합니다.  
  < 출처 : 위키피디아 >

 

Ranunculus lyallii 는뉴질랜드 고유종인 Ranunculus (미나리)의 종으로 남섬과 스튜어트 섬에서 700 ~ 1,500m의 고도에서 발생합니다.                  < 출처 : 위키피디아 >
우리나라의 흔한 야생화인 '제비꽃'도 보인다.

 

◈ 푸카키 호수(Lake Pukaki)

마운트 쿡으로 가기 위해서 이렇게 푸카키 호수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한다. 하루에 4계절이 있다는 이 푸카키 호수가 우리가 트래킹을 마치고 나올 때는 이처럼 자신의 생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저 물빛을 보고 몇번이나 차를 멈춰야 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이 존재할 수 있다니, 경이롭기만했다.

 이길을 우리는 선행과 함께 했다. 트래킹을 끝내고 나가는데 어마어마한 짐을 짊어진 거구의 캐나다 남자가 히치 하이크를 하고 있었다. 낯선 나라 낯선 곳에서, 언어도 서투른 우리가 낯선 남자를 차에 태워도 되나 잠시 생각했지만, 그동안 우리가 여행하면서 받았던 수많은 호의를 떠올리며 차를 세웠다. 마운트 쿡에서 오래 산행하고 캠핑하였는지, 냄새도 나고 지저분하고, 배낭이 너무 커서 차에 억지로 실어야 했지만, 여행중 우리가 받은 모든 선행을 이렇게 낯선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선행으로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어서 기뻤다.   

이 물빛 어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