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9 파키스탄

카라코람 하이웨이(2019.10.18 금~19토)

여름숲2 2020. 8. 16. 20:06

♣ 카라코람 하이웨이

카라코람 하이웨이(Karakoram Highway[1], KKH, 중국어: 喀喇昆仑公路)는 국가간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로이다. 이 도로는 카라코람 산악 지역을 통과하여 공식 고도가 해발 4,693미터에 이르는 쿤자랍 고개(Khunjerab Pass)를 가로질러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한다. 쿤자랍 고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경이다.
옛날 실크로드로 불린 지역을 지나는 이 도로는 중국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의 카슈가르에서 시작하여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Abbottabad)까지 1,200Km를 연결한다. 이 도로의 연장선은 하산 압둘(Hassan Abdal)에서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연결되는 간선도로 Grand Trunk Road와 만난다(위키백과)
중국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와 카슈미르 지방을 연결하는 고개로, 서쪽으로는 힌두쿠시산맥에 이어지며 예로부터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해주던 교역로이다. 칭기즈칸이 살았던 곳으로, 오고타이한국(汗國)이 수도로 정한 '카라코룸(검은 바위)'으로 통하는 관문이었던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실크로드의 한 갈래로 동서교역의 통로였으며 혜초와 많은 천축승들이 불경을 가지러 인도로 갈 때 목숨을 걸고 통과하였다. 이 길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4,760m의 쿤제라브패스(일명 피의 고개)는 중국과 파키스탄의 국경을 이룬다. 원래 사람이나 말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좁고 가파른 길이었으나 1966년 중국과 파키스탄이 양국간의 교역로로 활용하고자 카라코람 하이웨이 건설을 시작하였다. 총길이 1,200km에 왕복 2차선으로 1980년 완공되었다.일명 '하늘길'이라고도 불리며 주변 경관과 함께 깎아지른 낭떠러지길을 달리는 스릴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겨울철에는 눈 때문에 통행할 수 없어 5~11월에만 버스가 다닌다.
[네이버 지식백과] 카라코람고개 [Karakoram Pass] (두산백과)

  밤에 비가 좀 왔습니다. 그래서 새벽부터 비행기가 출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공항에 가 봐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부가 새벽부터 공항에 가서 상황을 살피기로 합니다.  8시 비행기 캔슬, 9시 비행기 캔슬... 9시쯤 돌아온 제부가 어찌할 것인지 묻습니다. 

방법은

①내일까지 혹은 모레까지 기다려서 비행기를 타고 간다(이 방법은 '내일 비행기가 뜰 수 있고  표를 구할 수 있다'라는 전제가 필수입니다) 

② 봉고차를 대절해서 이슬라마바드에 간다.

③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무박으로 24시간 타고 간다.

  사실, 어린 조카도 있어서 ②가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내일도 모레도 비행기는 뜨지 못했다 하니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8,126m의 낭가파르바트에 구름이 끼어있는 날은 비행기가 날 수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올 때 비행기를 탄 것은 조상님들 3대가 도와준 덕분임을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뜻하지는 않았으나 그 유명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우리 여정에 담게 되었습니다.

 훈자에서 아슬라마바드는 667Km에 불과하지만 24시간이 걸리는 험한 길입니다. 일명 KKH라 불리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카라코람 산맥과 인더스강을 따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험한 길입니다.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를 시작으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주까지 1,300km에 이릅니다. 그중 887km는 파키스탄에 속하고, 413km는 중국에 속해 있습니다. 1966년 시작되어 1978년에 공사가 끝났는데, 810명의 파키스탄인과 200명의 중국 노동자가 사망한 엄청난 공사였습니다.  FWO(파키스탄 육군 공병대)와 중국 기술자들이 건설하였는데, 처음에는 관용차나 무역차량에 제한적으로 개통되다가  1986년 관광객들에게도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이쪽 지역은 중국과 생활권(공산품, 식료품 등)이 가까워지게 되었고, 북파키스탄의 절경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수많은 바이커들과 배낭 여행객들의 성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길은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 훈자부터 2박 3일을 차로 이동한 나의 생각입니다. 그나마 이 길은 겨울동안은 눈때문에 통행이 금지되고, 5~11월 사이에만 통행가능하다 하니, 겨울에 훈자에 온다면, 비행기말고는 이동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정말 엄청난 길입니다.

  우리는 이제  길기트를 출발하여 중간에 하룻밤 자고 이슬라바마드로 가려 합니다.  급하게 구해서 온 봉고버스와 기사는.... 아마 기사는 며칠 씻지도 못하고 일하다 어젯 밤 늦게 집에 도착하여 골아떨어졌다가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달려온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세차되지 않은 차와 기사에게는 고약한 냄새가 났고, 오래된 차는 승차감이 제로였습니다. 거기다 길은 건설 후 수리한 적이 없어, 거의 비포장 도로에 가까웠습니다. 1978년 중국이 투자하여 완공된 도로인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나는 동안 가난한 파키스탄 정부는 전혀 보수를 하지 못했으니까요.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에서 기사 몰래 차안에 있던 쓰레기(양말)를 주인 허락도 없이 던져버렸습니다. 냄새의 원흉이었던 양말 쪼가리를 발견했거든요. ㅠㅠ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습니다. 낭떠러지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험하게 솟아있는 절벽 밑을 달리기도 하면서 인더스강을 따라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왼쪽 봉우리 중간에 우리가 지나가는 길이 보입니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지나가는 트럭도 어김없이 알록달록 치장을 했습니다.

'트럭 아트'  1950년대 중반 북부 지역으로 물건을 운반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6개월의 긴 여정동안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사진과 화려한 장식으로 꾸미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시, 명언, 그리운 사람, 꽃 등을 그리고, 방울이나 술 등을 달았을 투박한 손의 사내를 생각해봅니다.  

도로는 이렇게 산 허리를 깎아  만들었습니다. 그러기에 가끔  옆으로 굴러떨어진 바위덩어리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때때로 돌덩어리들이 길을 막으면, 치우고 길을 뚫어 전진해야 한다고 합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중간 중간 뚫린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에 등목을 합니다

이곳은 국경지대와 가까와서 그런지 곳곳에서 검문을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타고  있어서 그런지 꽤 오래 걸립니다. 왼쪽 우리 운전기사님이 한참을 설명하고 있네요.

보이시나요? 왼쪽 길 끝에서 자전거가 오고 있습니다
한 친구가 지나갑니다.

일행인듯한 다음 친구가 지나갑니다. 말문이 막힙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꼴랑 자전거 하나로 카라코람을 넘다니요. 극강의 용사들입니다.

 

날이 저물어서 길가에 있는 '베산 호텔'에서 하루를 묵어 갑니다. 아침부터 냄새나는 봉고차와 덜컹거리는 도로에 시달린 나머지 시체처럼 뻗습니다. 조카가 아니라 나 때문이라도 버스에서 24시간은 불가능할 듯 합니다. ㅠㅠ.  또 다른 용자 '바이커'가 짐을 내리고 있네요

 

사실인가요? 우리간 묵은 호텔이 베산 힐튼 호텔이라는 것이요? 힐튼 계열인가 하고 기대했으나 동네 여관급입니다. 그러고 보니, 훈자에서도 곳곳에서 힐튼을 본 것 같습니다. ㅋ

베산 호텔 앞에 등교하는 아이들

 아! 또 극강의 전사를 만납니다. 중국청년(홍콩 혹은 대만?)이었는데, 그도 우리처럼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넘어 간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경찰이 나와서 그 청년을 호위해서 따라갑니다. 경찰 앞에 살짝 보이는 오토바이가 이 청년을 에스코트할 것입니다. 아마, 자기 구역에서 사고가 날까봐 외국인이 오면 이렇게 자기 지역을 벗어날 때까지 호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차가 출발하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창밖에 보이는 지역경찰이 운전기사랑 뭔가를 오래 이야기 하더니 우리 차를 한동안 따라오다 사라집니다.

 

  비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앙 병모양 2개는 왼쪽은 이슬람어, 오른쪽은 영어(아래사진)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만들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좌우 네모 판의 내용은 여기로부터 오른쪽은 카라치(1825km)까지의 거리가, 왼쪽은 베이징(5425km)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슬라마바드는 오른쪽 2번째 줄에 있는데, 259km 남았다고 적혀 있네요. 259km면 우리나라에선 3시간이면 가는데, 이곳에선 12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도로사정이 안좋은 거지요.

  'FWO'는 파키스탄 육군 정예 개척 사업단의 약자인데, 이 도로를 건설할 때 중국의 9500여명 기술자들과 함께 엄청 고생했다고 합니다. 산을 깎고 절벽에 길을 내며 전 구간 10년이 넘는 난공사로 3천여명의 희생자(부상자 포함)를 낸 대공사였다 하는데, 와 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저절로 알게 됩니다. 깎아지른 절벽에 길을 내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서는 중국이 가깝게 느껴집니다. 공산품과 식료품을 비롯한 물건들도 거의 중국 물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병모양의 안내문에는 또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카라코람 고속도로(고대 실크로드)는 1558년부터 1978년까지 중국과 파키스탄의 역사적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파키스탄 이슬람 공화국과 중화 인민공화국이 공동으로 건설했다.

일종의 기념탑이자 추모비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아래에 인더스강이 구비구비 흘러갑니다. 

우리를 꼬박 1박 2일 동안 이슬라마바드로 데려다 준 기사님과 봉고 입니다.  오늘은 차량도 세차가 되었고, 기사님도 말끔해진 듯 하여 참 다행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길 중간중간 제법 번화한 마을도 지나갑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파키스탄이 인구가 많은 나라라는 걸 실감합니다.  사람도 많고 복잡해서 마을 구간을 지날 때는 차량 정체가 있습니다. 또, 훈자를 벗어나니 사람들 얼굴 생김새도 달라지고, 여성들이 혼자 다니는 것을 보기도 힘들어 집니다.

 

히잡을 쓴 여성이 지나갑니다.
어린 학생들은 히잡을 쓰지 않는 듯 합니다.

 길거리 '로띠' 파는 가게입니다.  방금 만든 따뜻하고 담백한 '로띠'에 '달'을 얹어 먹는 맛에 반해서 우리는 '1일 1달'을 했습니다. 

버스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네요. 전체 길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진 찍는 것이 가능한 좋은 구간이어서 그렇습니다. 

험한 길들은 운행도 조심스럽고, 흔들림도 심하고, 길도 꼬부랑길이라 사진찍기는 고사하고, 생존을 걱정하며 뭔가를 붙잡고 있어야 합니다. 

이슬람 사원입니다.
군사학교 입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달리고 달려 밤 12시쯤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합니다. 꼬박 이틀에 걸친 대장정의 끝에 도달한 것입니다. 아니, 훈자에서부터 계산하면 3일을 꼬박 쓰고서야 만신창이가 된 몸을 끌고 겨우 도착했습니다.

 아, 운전 기사님은 그 길을 돌려 다시 길기트까지 돌아가야하네요. 이번에는 무박으로 24시간을 달려가겠지요?

 사는 일은 어디나 만만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