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9 파키스탄

훈자(2019.10.14, 월) - 암각화, 아따바드 호수, 서스펜션다리, 보리스 호수 , 파수빙하

여름숲2 2019. 11. 17. 23:02

암각화

   

  산 중턱에 위치한 숙소에서 훈자의 대표적인 마을인 카리마바드 마을까지 내려와 훈자 강을 건너면 암각화를 그려 놓은 바위가 나옵니다.  카라코람 하이웨이 길 곳곳에서 발견되는 암각화 중 하나입니다. 

 청동기 시대부터 고대인들이 산양, 말, 사냥 장면, 교미 중인 산양, 칼 든 사람 등을 단순한 선으로 새겨 놓았고, 그 후에 계속해서 덧붙여지거나 훼손되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고대인들은 사냥하고 싶은 짐승들을 그렸을 것이고, 불교의 순례자들은 법륜상(다르마차크라)을 그렸으며, 지배자들은 자신의 초상을 그려 넣었을 듯 합니다.

  특히 이곳이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은 청동기 시대부터 그린 짐승 등의 그림도 그렇지만, 지금은 사라진 고대 문자인 '카로슈티 Kharosthi' 문자가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문자로 AD 83년 부터 불교 순례자와 상인들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특히 중앙아시아 복장을 한 쿠산 왕이 초상화에도 '콘도페르네즈' 라는 이름이 카로슈티 문자로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카로슈티 문자 :  기원전 4세기~ 기원후 3세기 사이에 사용된 고대 문자,  고대의 남아시아 서북부 및 중앙아시아에서 사용된 문자이다. 다른 문자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사멸했다. 현재 알려진 불교와 관계되는 가장 오래된 문헌은 이 문자로 쓰여져 있다.

 

뿔이 높게 달린 동물이 산양입니다.

위쪽을 보면 말 타고 사냥하는 그림이 보입니다.  역시 산양도 보이고 작은 말 같은 동물들도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그림이 왕인지 카로슈티 문자가 어떤 것인지는 까막눈이라 모르겠습니다.ㅠㅠ

 

시간은 무심해서 청동기 시대를 건너뛰고 화려하게 치장한 트럭이 지나갑니다

 

 

아타바드 Attabad 호수

 

  훈자에서 중국방향으로 15km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타고 가면 아타바드 호수가 나옵니다. 길이 22km, 깊이 최대 100m의 이 거대한 호수는 원래 있었던 호수가 아니라, 2010년 산사태로 아타바드란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발생한 천재지변 댐입니다. 이 산사태로 20명이 사망하고, 6000명의 수몰민이 발생하였으며,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19km나 물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그후 윗마을과 아랫마을은 나룻배로 이어졌다가 2015년 중국의 지원으로 파키스탄 공병대가 여러개의 터널을 뚫는 난공사 끝에 지금의 우회로를 만들었습니다.

 

이 호수는 2010년 1월 4일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규모 산사태로 인해 만들어졌다. 산사태로 카라코람 고속도로(KKH) 12마일(19km)이 매몰돼 침수됐고, 5개월 동안 훈자강의 흐름을 막아 물이 불어 마을과 들판이 침수됐다. 물이 육지로 흐르기 시작했을 때, 이 호수는 2010년 6월 첫째 주까지 100m가 넘는 깊이에 도달했다.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터널이 개통되는 2015년 9월까지 25,000명의 윗 훈자 마을 사람들은 유일한 소통수단이 되었던 것은 보트였다.  (해석이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앞에 보이는 산이 파수캐더드랄 PASSU Cathedral 혹은 파수콘 Passu Cone으로도 불리는 해발 6106m의 투포탄입니다. 

미루나무일까요?  죽은 나무 가지만이 남아서 그 옛날 아타바드 마을을 추억하게 합니다.

 

파키스탄 관광객들이 탄 나룻배입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호수입니다. 현지인들은 나룻배를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우리도 저렴한 나룻배를 타려고 하였으나, 현지인들의 뜨거운 시선(?)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전용 보트를 빌려서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호수인데, 지금은 거짓말처럼 평화롭습니다. 

  이날, 개인적으로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조심했는데, 드디어 물갈이가 시작된거죠. 변변한 화장실은 번듯한 호텔과 레스토랑 빼고는 찾을 수가 없는 이곳 파키스탄에서 ' 배탈'은 죽음입니다. 거기다 이쪽 길은 관광지와 거리가 멀어 가도가도 황무지 뿐입니다. 제부나 가이드도 있는데, 화장실을 찾아다니는 꼴볼견을 연출하기도 힘들었고요.  그러다가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곳, 조카와 제부가 스피드보트를 타러 간 틈을 타서 유료 화장실에 가는 것까진 우아한 결말이었는데, 그만 화장실에 갇히는 참사가 일어났답니다. 관리인이 내가 나온 줄 알고 문을 잠근 것이지요. ㅠㅠ 화장실 간 줄 모르고 나를 찾아다니는 난리 끝에....

  아, 모냥 빠지는 하루였습니다. 

 

 

 

서스펜션 다리 Hussaini Suspension Bridge

 

   후싸이니 마을 앞에 훈자강을 가로지르는 '후싸이니 두트다리' 가 있습니다. 강 양쪽에 쇠줄 2개를 연결하고,  어설프게 듬성듬성 나무 판을 연결하여 만든 출렁다리입니다. 길이가 800m인데, 말 그대로 출렁 거림이 심해 실제로 올라서서 걸어가려고 하면, 엄청난 공포감이 듭니다. 정식 이름은 '두트다리' 혹은 '후사이니 다리' 인데, 관광객들에는 '서스펜션 다리'  '인디펜던스 다리' 등으로 불립니다. 영화 '인디펜던스 1'에 나온 다리라고 합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벼랑을 깎아 만든 잔도가 이어지고 30분 정도 걸어가면 '샤르밧'이 나옵니다.  '샤르밧'은 후싸이니 마을의 여름 농경지대라고 합니다. 비가 거의 없어서 여름철 빙하가 녹는 3개월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진행하면 파수 빙하까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가보진 못했지만 이 다리를 건너 후싸이니 -두트 다리- 샤르밧- 파수 다리 - 파수 로 이어지는 관광 코스가 있다고 합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을 지나 파수 빙하로 이어지는 멋진 트래킹 코스일 듯 합니다. 

 

어마어마한 경고가 붙어 있습니다. 

 

북쪽으로 악마의 뿔처럼 솟구친 6106m의 '투포단 Tupopdan(6,106m)' 의 침봉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파수콘 Passu Cone' , '파수 피크' 라고도 부릅니다. 

마을 할아버지가 성큼 성큼 걸어가십니다.

 

  나무의 간격이 사람 몸통이 빠질 만큼 큽니다. 게다가 길이가 길기 때문에 가운데 갈 수록 출렁거림이 장난 아닙니다. '이쯤이야' 하고 마음을 다잡고 몇걸음 걸었는데, 엉성한 나무 판자 사이로 훈자강을 보는 순간  아찔해지며 다리가 후둘거립니다. 왠만한 공포쯤은 거뜬하게 극복하고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이번엔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성큼 성큼 줄을 잡지도 않고 건너 절벽에 난 잔도를 따라 사라집니다. 조카 녀석도 가이드를 따라 다리를 건너갑니다. 건너는 사람들에게 '상상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 이라고 흉보면서 위안을 하지요.

  이 다리를 건너면 그림처럼 예쁜 '샤르밧' 이 나오고 계속 전진하면 파수 빙하로 이어진다니,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복만이 뷰 포인트

 훈자 지역에서 관광사업을 하시는 복만이 씨가 발견했다는 뷰 포인트입니다. 그가 추천하는 포인트인데,  360도 회전하며 설산이 펼쳐집니다.  

 

 

 

 

보리스 호수Borth lake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가 도저히 차가 올라갈 수 없을 듯이 보이는 산길을 비틀거리며 Z자 모양으로 30여분 올라가면 도착하는 곳입니다. 파수 빙하로 가는 길에 있는데, 요즘은 우회로가 생겨서 전처럼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한동안 쉬어가기로 합니다.

 물론 관광객은 한 명도 없습니다. 피키스탄 어디를 가나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기 힘듭니다. 유명한 관광지에 가면 겨우 놀러온 파키스탄 사람들을 조금 만날 뿐입니다. 잦은 테러 때문이겠지요.

 

  점심 식사를 하고 호수를 바라보는데,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눈 아래 6000~7000m급 설산이 보이다니요. 어찌 보면 호수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은 호수였는데, 맞은 편에서 풀을 뜯는 소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설산이 심금을 울립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 하나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려서 우린 그렇게 각자의 시간을 즐기다가 못내 아쉬어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다른 곳에 비해 엄청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없는 곳에서 심금을 울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들만의 평화로운 시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파수 빙하 Passu Glacier

  파수 빙하는 길이가 20.5km이고 115평방미터에 걸쳐 있습니다. 맨 끝에 보이는 봉우리는 파수봉(7,478m)입니다. 1978년 파키스탄, 일원 합동 원정대 세르 칸이 초등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파수 빙하는 빙하도 대단하지만, 주변 경관과 오가는 길의 경관이 대단합니다.

 

이런 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갑니다. 평탄한 곳도 있지만, 좁고 낭떠러지 같은 길도 있어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드록 호텔

 

엠베시 호텔에서 고도를 익힌 후 2500m 고지인 이글네스트 지역으로 옮겼습니다. 우리의 숙소는 이글네스트 옆에 있는 하드록 호텔이었다. 믿기지 않는 뷰의 시설좋은 멋진 호텔이었습니다.

오른쪽 끝 언덕(이 언덕이 이글네스트 언덕) 아래 빨간 지붕의 건물이 이글네스트 호텔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 빨간지붕과 그 위 흰 지붕이 우리가 묵은 하드록 호텔입니다.

 

입구입니다

 

흰 지붕은 테라스입니다. 산 비탈을 이용해서 지은 건물이기 때문에 지붕이 곧장 멋진 테라스가 됩니다.

 

이런 멋진 뷰를 보며 또 하루를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