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9 파키스탄

훈자 -호퍼 빙하, 호퍼 마을 산책(2019.10.13. 일)

여름숲2 2019. 11. 17. 22:49

♣ 훈자

  훈자 계곡(Hunza Valley)은 파키스탄 연방통치 북부지구의 길기트(Gilgit)와 나가르(Hunza–Nagar) 사이에 존재하는 계곡이다. 훈자의 평균 고도는 2,438 미터이다.

 훈자의 중심지인 카리마바드(Karimabad)는 주위에 라카포시(Rakaposhi, 7,788m)와 울타르(Ultar, 7,388m), Bojahagur Duanasir II(7,329m), Ghenta Peak(7,090m), Hunza Peak(6,270m), Darmyani Peak(6,090m), Bublimating (Ladyfinger Peak, 6,000m) 등의 높은 봉우리에 둘려 싸여 있어 매우 놀라운 풍경을 연출하기 때문에, 파키스탄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카리마바드는 파키스탄 연방통치 북부지구의 훈자 지역의 중심지이다. 일반적으로 훈자라고 불리는 곳은 바로 이곳을 지칭한다. 이곳은 또한 발틱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곳은 파키스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중 하나로, 여름에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곳에서는 라카포시나 울타르와 같은 멋진 풍경들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이전에 이곳을 통치하던 미르(Mir)가 살았던 발틱 포트(Baltit Fort)도 존재한다.

  훈자는 해발 2,438미터에 자리잡고 있다. 여러 세기 동안 훈자는 육로로 파키스탄의 스와트(Swat) 지역과 간다라(Gandhara)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 이 곳으로는 짐을 실은 동물들이 지날 수 없었기 때문에 오직 사람의 힘에 의지해 통과할 수 있었다. 훈자로 통하는 길은  종종 50cm도 안되었기 때문에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가 매우 쉬웠다.

 높은 산길들은 종종 바위가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절벽들 사이의 균열 사이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은 종종 낙석과 나쁜 일기 때문에 길이 막히기도 한다. 고대부터 몇몇 중국인 불교 승려들을 포함한 중국 역사가들은 이 고도(高道)의 공포를 기록하였다.  
  북쪽으로 중국, 북서쪽으로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과 접하고, 면적은 10,101 평방킬로미터이다. 중국 카슈가르(Kashgar)로 향하는 카라코람 고속도로를 따라 관광호텔과 값싼 여인숙이 모여있는 카리마바드, 고잘(Gojal)에 있는 파수(Passu)마을, 굴미트(Gulmit)마을 등 촌락이 여기저기에 있다.

 기온은 5월에 최고 섭씨 27도, 최저 14도, 10월에 최고 10도, 최저 0도를 나타낸다.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겨울에는 눈때문에 통행이 불가능하므로, 훈자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5월에서 10월이다.

  오늘날 유명한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이곳 훈자를 거쳐서 파키스탄과 쿤자랍 패스를 지나 중국을 연결한다.

 

출처: https://tripalgogaja.tistory.com/62 [트립알고가자]

 

 

엠버시 호텔  Embassy Hotel전망

 

 아침에 눈을 뜬 후 테라스에 나오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히말라야의 설산이 360도로 펼쳐지는 광경에 넋을 잃게 됩니다. 청명한 하늘, 푸른 하늘과 흰 설산, 그 아래 펼쳐지는 옥빛 훈자 강과 푸른 나무들이 눈부셔서 잠시 눈을 감아 봅니다만 풍광은 여전이 머리속을 가득 채웁니다. 더 없이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호퍼 빙하 가는 길

 

 훈자에서의 여행은 이곳 가이드인 '복마니'씨의 설계로 진행됩니다.  '복마니'씨는 다른 곳에 출타 중이지만, 숙소와 차량 등을 모두 준비해 두어서 우리는 편하게 여행했습니다.  오늘은 호퍼 빙하를 가는 날입니다. 이런 좁고 험한 길을 달려갑니다. 

훈자강입니다. 물이 옥빛입니다. 물살은 제법 빨라서 수영하기에는 위험할 듯도 합니다만, 풍덩 뛰어들고 싶게 합니다. 산 꼭대기 삼각형의 뽀족한 봉우리가 유명한 '레이디 핑거'입니다. 뽀족하게 기른 숙녀의 손가락 같은가요? 

 

▶ 훈자강과 나가르 강의 합류점

훈자 강과 나가르 강의 합류점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문에 보면, 훈자강은 서부 카라코람 산맥을 통해 내려오는 유일한 강이라고 합니다.  7000m 봉우리들에서 흘러나오는 빙하가 훈자강을 이루고  이 지점에서 호퍼 빙하에서 흘러나온 물이 이룬 나가르(히스파) 강과 만나고 있습니다.  

 

 물색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훈자의 강은 옥빛이고 나가르 강의 물은 잿빛입니다. 나가르 강이 석회석 지대에서 흘러내려온 물이라는 뜻이지요. 이렇게 만난  나가르 강과 훈자강은 길기트까지 서로 섞이며 흘러갑니다. 길깃강으로 바뀌어 흐르다가 북쪽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인더스 강을 만나고, 인더스 강은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따라 끝없이 흘러 결국 카라치 남동쪽에서 아라비아해로 흘러간다고 하니, 그 여정은 지구의 역사만큼 긴 것처럼 느껴집니다.  

 여기서 40여분 더 꼬불꼬불 험한 길을 달리면 호퍼 빙하가 나옵니다. 

 

호퍼 빙하로 가는 길 중간중간 나가르 강을 따라 이런 천막들이 있습니다. 금을 캐고 있는 것이지요. 이곳 훈자는 예로부터 금과 루비를 비롯한 각종 보석들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 합니다. 서부 영화에서 본 장면처럼 강가의 모래를 담아 하나하나 보석을 손으로 찾아내는 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들과 어린아이들도 보여서 마음이 짠합니다. 

 

 

호퍼 빙하

 

빙수같은 흰 색을 상상하며 왔는데, 검은 색의 빙퇴석(氷堆石)입니다. 처음에는 흰색의 빙하였지만 이동하면서 흙, 자갈, 모래, 돌 등과 섞이면서 이뤄진 퇴적층이라고 합니다. 무려 9km에 이어지고 있다는데, 이 빙하가 녹은 물을 마을 마을 사람들은 수로를 이용해서 농수나 식수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옆산에서는 지금도 산사태가 나고 있네요, 가끔씩 자옥한 먼지와 함께 '쿠르룽'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호퍼 빙하에서 뒤돌아보면 또 다른 설산이 있습니다. 울트라 피크입니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이곳 훈자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레이디 핑거'가 보이면 '울트라 피크' 라는걸요. 왼쪽 끝자락에 여인의 손가락이 보입니다.

 

모처럼 세 자매가 한 컷에 잡혔습니다. 또 이런 날이 올까요?

 

이곳에서부터   말루미팅 산을 비롯해서 많은 트레킹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나도 여기를 베이스캠프 삼아 트레킹 준비를 하고 출발하고 싶어집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호퍼 마을(나가르 마을)

 

 

수로입니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로 농사를 짓고 식수로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호두가 열렸습니다.  위 왼쪽 사진은 어마어마하게 큰 호두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호두를 수확할 수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마을 소년이 호두를 직접 까서 보여줍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네요.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이곳은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서 저렇게 키가 훌쩍 크게 자랍니다. 마음껏 하늘을 향해 활짝 팔을 벌린 사과나무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 사과나무가 훈자의 마을들이 풍요롭고, 사람드의 심성이 순수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합니다. 쉽게 고품질의 사과를 수확하려고 나무를 비틀고 가지를 잘라버린 사과나무만 보다가 이런 나무들을 보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사과는 작고 단단한데, 새콤 달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훈자는 4월에 살구꽃이 피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 4월을 보지 못했으나 10월의 훈자도 눈부신 가을 햇살과 청량한 바람에 사과가 익어가는 모습이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더구나 마을 곳곳에서 주렁주렁 매달인 사과를 따서 베어무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심지어 염소도 개도 사과를 물고 다니는 평등한 마을입니다.

관광객을 보고, 반갑게 맞으며, 먹고 있던 사과를 불쑥 줍니다. 적잖게 당황했지만,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마음 가득 행복해졌습니다.

 

이제 호퍼 마을을 산책해보고자 합니다.

 

이런 작은 길을 따라 발 닫는대로 걸어봅니다.

 

말 똥을 말려서 난방 재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슬람 사원입니다

 

 

우리를 본 마을 소년이 현란한 춤 솜씨를 보여줍니다. 순수한 동심이었는지, 의도를 가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왠지 애잔해져서 눈길을 돌렸습니다. 관광객들이 현지인 마을에 갈 때 그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줄지 항상 염려되는 까닭입니다. 현지인들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낯선 곳을 탐방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자문해보지만,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훈자 마을 

 

돌아와서 저녁 산책길에 본 하늘입니다. 울트라 피크에 해가 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이슬람 시아파의 전통적인  세마춤(Sema)을 벽화로 그렸는데 아름답습니다. 세마춤은 춤이 아니라 신과의 영적 교류를 추구하는 시아파 수피즘(Sufism)의 예배입니다.

시케 Sikke라는 갈색의 원통형 모자, 텐누레 Tennure라는 흰옷과 치마, 후루카Hurka라는 검은 망토를 입고, 오른 손은 하늘로 왼손은 땅을 향하게 하고,  고개는 23.5도 지구의 자전 축만큼 기울여 지구 회전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춤을 춥니다. 천천히 시작해서 점점 빨라지는 7장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명상춤입니다.

터키에 갔을 때, 한번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사람의 몸으로 하는 경건한 종교적 언어가 신비하면서 영적으로 충만한 느낌이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이렇게 로띠를 만들어 싼 가격에 팝니다. 밀가루를 구운 구수한 맛인데, 이걸 각종 카레에 찍어 먹는 것이 여기의 주식입니다. '난' 보다 거친 듯 하지만, 자꾸 먹다보면 또 생각나는 것이 중독성이 있는 듯 합니다. 

 

히든 파라다이스 레스토랑 Hidden Paradise

 저녁을 먹기 위해 우연히 찾아간 'Hidden Paradise' 레스토랑입니다. 손님도 우리밖에 없어서 별 기대없이 훈자 전통 요리를 시켰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맛도 훌륭하고 투박한 식기에 내오는 음식의 비주얼도 훌륭하고, 여기서 보이는 이글네스트의 밤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중에, 이 집이 이곳 훈자의 유명한 맛집이라는 걸 알고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아쉽게도 술은 팔지 않았습니다. 파키스탄의 식당에서 술을 파는 곳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