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6 파리

오르세 미술관(,16.12.3)

여름숲2 2017. 1. 21. 17:02

 오르세미술관 ▶  오랑주리 미술관 ▶  콩코드 광장


오르세 미술관

1863, 마네 올랭피아를 그리다.

1875, 모네 산보를 그리다.

1886, 모네 양산을 든 여인을 그리다.

1890, 고흐 오베르의 교회를 그리다.



 마네 '올랭피아'




* 논란이 된 패러디

 웃기게도 오르세를 다녀온 후에 이 '올랭피아'가 장안에 화제가 되었다. <더러운 잠>으로 패러디 되어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되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전시를 주최했던 표창원은 사과하고, <더러운 잠>은 박사모에게 찢기는 수모를 당하고 일단락되었다.  그래서 오르세에서 본 올랭피아에 대한 감흥은 모두 지워지고, 세월호 당시 물속에서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잠들었다는 대통령에 대한 인상만 남게 되었다.

 당대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대상화되기를 거부하고, 눈을 똑바로 뜨고 앞을 응시한 창녀가 그 시대에도 지금에도 여전히 문제적이다.


                             디드릭센의 2004년작 <한량왕 조지>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BYE전!'에 전시한 2017년작 <더러운 잠>



>.


 쿠르베 '폭풍우치는 바다'

쿠르베(1819~1877`프랑스 사실주의 화가)의 풍경화가 주는 느낌은 한겨울 냉기에 코끝이 시릴 정도의 오싹함에 비유하고 싶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맑고 쨍한 겨울 골짜기의 메마른 숲을 그린 리얼리티 앞에서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의 명료함을 깨달은 적이 있다.

흥미롭게도 최근 쿠르베의 작품에서 충분한 리얼리티를 볼 수 없다며 한 여성 현대미술가가 오르세미술관에서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 화제가 됐다. 전시 중인 쿠르베의 누드작품 ‘세상의 기원’ 앞에서 돌발적인 행위예술을 펼친 것인데 나중에 행위예술을 ‘기원의 거울’로 명명한 뒤 ‘예술/외설’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일반적으로 관람객들은 쿠르베의 파격적인 작품 앞에서 당혹해하기 마련인데 갑작스럽게 해괴한 일까지 목격했으니 쿠베르의 작품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쿠르베의 작품에서 사실주의 정신은 부르주아의 위선과 타성에 젖은 관습에 맞서 진실에 도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쿠르베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기만하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비타협적인 공화주의자로서 프랑스 2월 혁명(1848)의 한가운데 섰던 소신 있는 사람이었다.  

오르세미술관에는 쿠르베의 가장 대표적인 걸작들이 있다. 특히 ‘오르낭의 매장’(1850)과 ‘나의 화업 7년간의 알레고리’라는 부제가 붙은 ‘화가의 아틀리에’(1855)는 압권이다. 그 밖에도 거친 파도를 그린 대형 작품이 있는데 그가 가장 즐겨 그린 테마 중 하나다. 그가 직시한 현실이란 그림 속 폭풍우가 몰려오는 해변의 작은 피난처와 거대한 파도에 떠밀리는 고깃배들처럼 보잘것없지만 강인하기도 한 민중들이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오르세미술관 다음으로 인상적인 쿠르베의 컬렉션을 가진 곳은 몽펠리에의 파브르미술관이다. 이곳은 쿠르베의 작품으로 독립된 하나의 방을 꾸미고 있는데 대표적인 두 작품 ‘욕녀들’(1853)과 ‘만남/안녕하세요 쿠르베씨’(1854)가 포함돼 있다. ‘욕녀들’은 관능적 표현이 지나쳤던지 권력자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했던 모양이다. 살롱을 찾은 나폴레옹 3세가 들고 있던 채찍을 내리쳤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그러나 몽펠리에의 진보적인 부르주아 인사 브뤼야스는 그 그림을 보자 ‘여기에 자유가 있다’고 외쳤다고 한다. 그 작품의 구입을 결정한 인연으로 쿠르베가 몽펠리에를 방문했고 후원자 앞에서도 결코 저자세를 보이지 않고 당당한 포즈로 그와 조우하는 장면을 그린 ‘만남’을 남겼다. 브뤼야스의 유증으로 파브르미술관이 간직하게 된 이 그림 속 쿠르베의 모습은 도도해 보일 만큼 당당하지만 그가 결코 허풍쟁이가 아님을 예술적 성취로써 증명했다.

지극히 평범한 소재를 취한 쿠르베이지만 내용은 범속하지 않다. 이들을 관통하는 한결같은 정서는 가난하고 아무 권력도 없는 민중과 노동자들에 대한 동정의 마음이다.  

도발적으로 보일 만큼 야한 그의 여성 누드들은 당시 남성들의 시각에는 오히려 불편함을 야기했을 수도 있다. 쉽게 굴복시킬 수 있을 나긋나긋함이 아니라 위선적인 엄숙함을 파괴할 정도로 뇌쇄적인 관능미로써 여성미의 진정한 가치를 예찬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근대인의 것이었다. 그래서 파브르미술관은 쿠르베의 방을 ‘근대의 시작’이라는 전시항목 아래 그 첫머리에 배치하고 있다.

김영동 미술평론가




모네 '양산을 든 여인'



* 오귀스트 르느와르 '고양이와 소년'



빈센트 반 고흐' 아를의 방'

 고흐 '오베르의 교회'



 그림에 관한한 '오르세'가 최고다. 특히 우리가 미술교과서에서 봤던 모든 그림에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말로만 듣던 고흐, 고갱을 비롯하여,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들이 끝도 없이 있다. 어디를 보든 다 교과서에 있는 작품들이다. 루브르가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다방면의 작품들을 가지고 있다면, 루브르는 우리에게 친숙한 르네상스 이후의 미술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파리에 살아보기를 한다면, 일주일에 한번은 꼭 가고 싶은 미술관이다.


오랑주리 미술관

1905~1920년 무렵, 노년의 모네 수련 연작을 그리다.















                 

아침부터 오르세에서 진을 뺐더니, 오랑주리에 왔을 때는 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가져다 놓아도 볼 여력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미술관에 들어섰다. 수련 연작만 보리라. 그렇게 작정하고, 수련실에 들어선 순간, 나는 마치 연못이 있는 정원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사면을 둘러싼 연못과 수련, 정 가운데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으면, 동서남북으로 다른 빛의 연못이 펼쳐진다. 새벽녘의 수련, 눈부신 한낮의 수련, 물을 향해 손을 뻗는 능수버들과, 버들가지를 흔드는 한 여름의 바람, 햇살에 일렁이는 물결, 아름답다. 오래도록 앉아서 쉬고 싶다.

 그래서 결국 나는 수련 그림을 사 와서 우리집 거실에 걸었다.ㅎㅎ

 


콩코르드 광장 오벨리스크

 

BC 1200년 경. 람세스2세가 룩소르 사원을 세우다.

1836. 오벨리스크가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옮겨 세워지다.





오랑주리 미술관을 나와서 걷다보니  '콩코르드 광장'이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 멋진 오벨리스크가 있다.  기원전 1260년경 이집트의 테베(지금의 룩소르)의 람세스 신전에 있던 것을 1829년 이집트 총독 무하메드 앙리가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 룩소르의 한 짝





오른쪽 빈자리에 있던 것이 파리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나는 지쳐서 대강 그늘에서  넋을 놓고 있고, L 군은 룩소르에서 이 오벨리스크를 봤던지라 흥분해서 저 상형문자를 읽어보겠다고 끙끙대고 있을 때였다. 문득 L군을 둘러싼 한 무리의 소녀들에게서 아우라가 느껴졌다. 급히 달려갔더니, 소녀들이 메모판을 들이대면서 " Can you speak English?"를 연방 외치고 있었다. 아? 집시 소녀들이, 혹은 아랍계 소녀들이 최근의 어려운 사태에 대한 서명을 청하는 건가? 그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 하고 생각했지만, 소녀들은 다른 어떤 설명도 없이 " Can you speak English?"만 연발하면서 L군을 감싸기 시작했다.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L군의 팔을 잡아 끌었다. 동시에 L군의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 어딜! 어디에 손이 들어와!!!!!!" 거칠게 외치며 소녀들을 뿌리치는 L군. ㅋㅋㅋ

 아, 그 말로만 듣던 파리의 기술자들? 이렇게 거칠고 어설프다니. ..실망이다! 애들아!!! 너의 대 선배, 괴도 루팡은 오른손이 들어간 걸 왼손도 모르게 했다는데, Art로 끌어 올린 그 솜씨는 어디 간거니?  ㅋㅋㅋㅋㅋ

 파리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내일은 밀라노로 넘어가는데, 잊지 못할 추억을 안기는 깨알같은 파리에 정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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