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6 파리

4. 베르샤유(,16.12.2)

여름숲2 2017. 1. 21. 16:40

 베르사유 궁전 ▶ 로댕미술관


파리 지하철 입구

우리 숙소 앞 브레겡 샤벵역 입구.

 파리 지하철 입구의 이 문양을 처음 보고 나는 반했다. 헤리포터의 마법학교에 있음직한 이 장식적이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지하철 입구를 들어서면, 왠지 지하철을 타는 것이 아니라 빗자루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청동의 장식적인 곡선과 박쥐 날개 같은 메트로의 M . . 마법사의 글씨같다. 나도 뾰족모자와 마녀의 가죽신을 신고 여기에 들어가고 싶어진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나무모양을 만들어 세운 주철 구조물(아르누보 양식)은 '엑토를 기마르( Hev tor Guimard) '라는 사람이 1898~1901년 사이에 파리 지하철 역사 설계를 하면서 세운 것이라 한다. 그래서 기마르 양식이라고도 한다. 100년이 넘은 구조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이런 상상력을 귀하게 생각할 줄 아는 파리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베르사유

1682년에 루이14세는 궁전을 파리에서 베르사유로 옮겼다이 궁전을 건립하는 데는 5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베르샤유 입구

금색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오는 정면


가장 화려하다는 거울의 방


궁 뒷쪽으로 펼쳐지는 정원.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뒷쪽에서 본 궁전


정원 사잇길로 들어섰을 때 본  모습



 내게 베르샤유 궁전은 이케다 리요코의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비롯된다. 중고등학교 시절, 프랑스 대혁명이 뭔지도 모르면서 우리는 이 낯선 나라의 왕비와 궁전에 열광했다. 아름다우면서도 날카로운 가시를 가지고 있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찌를 수 있는 장미에 매료된 우리들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만화책을 놓을 줄 몰랐다. 심지어 나는 시험지 답안을 빨리 제출하고 다시 만화책을 꺼내 들었으니까. 비운의 왕비 마리 앙뜨와네트와 그녀의 근위무사 '오스칼' 2명을 축으로 프랑스 대혁명과 그 소용돌이 속에서 혁명의 의미와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여장 무사 '오스칼'에 열광해서 당시에는 충격적인 내용임(혁명이라는 소재, 비록 여장 남자지만 뭔가 동성애적 냄새)에도 불구하고 에니메이션으로 만드어져 TV에도 연재되었었다


바람한점 없어도 향기로운 꽃

가시돋혀 피어나도 아름다운 꽃

혼자 피어 있어도 외롭지않은

세상 마냥 즐거움에 피는 꽃 장미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정열과 화려함 속에서 살다 갈거야 ~♬~


 정원이 아름다운 이 궁전은 겨울에는 썰렁한 바람만이 불고 있었다. 그냥 발길 닿은대로 걷다가 카페에서 빵과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 역시 카페의 빵을 거칠고 목이 메였다. 다시 걷고 걸어서 지하철 역으로 갔다.



 로댕박물관


1877. 로댕, 살롱전에 청동시대를 출품하다.

1880. 로댕, ‘지옥의 문제작을 시작하나 죽을 때까지 수정을 거듭한 후에 결국 미완으로 마치다.

1884. 로댕, ‘칼레의 시민제작을 시작하다.

1891~1898. 로댕, ‘발자크를 제작하다.

1917. 로댕, 죽다.





로댕미술관 마당에 있는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 전체



지옥이 문  부분 (하단 오른쪽)



지옥의 문 부분(상단)





뒤에서 본 로댕미술관




                             발자크 상


 내가 로댕의 '발자크'를 처음 본 것은 2000년 일본 도쿄 국립 미술관에서였다.  숨이 멎는 듯 했다.  잠옷 자락으로 온몸을 감싸고 어딘가를 응시하는 발자크의 고집스러운 모습은 그의 소설들에 자주 등장하는 고뇌 속에서 욕망을 향해 부나비처럼 뛰어들던 인간과 닮아 있었다. '고리오 영감''인간희극' 등을 써서 근대소설을 열어 재낀 발자크는 수다스럽고 허풍 있으면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를 읽어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냈다. 특히 급속히 자본주의화되어가는 파리에서 출세하기 위해 발버둥치다 파멸해가는 인간의 모습과, 인생과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 대한 치밀한 탐구와 묘사로 당대 사회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했다. 그리하여 왕정파였음에도 불구하고, 브로조아적 가치관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작가였다. 또한 먹고 살기 위해 하루 14-16시간을 꼬박 소설쓰기를 했을 만큼 치열한 삶을 살기도 했다. 로댕은 사실적인 발자크의 모습을 그리는 대신, 그의 내면세계를 그려내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위인의 조각상과는 거리가 먼 발자크가 탄생한 것이다. 그리스 로마의 인체적으로 완성된 조각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조각에 인간의 내면을 닮는 로댕의 조각이 그렇게 완성되었다.



                             실제의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




    

              로댕미술관 실내에 있던 여러 습작들.

 이것을 보면 로댕이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알게 된다. 만들고 또 만들고, 바꾸고 또 바꾸고, 그렇게 수백번의 연습 끝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천재는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천 수만의 연습과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누구나 수천 수만의 연습끝에 천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우리같은 범인들은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지만...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하지 않는 천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스시대에 이미 완성된 조각예술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과감하고 창의적인 해석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로댕에게도 이처럼 지지부진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던 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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