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6 파리

파리 1: 에펠탑, 몽마르뜨(2016.11.29)

여름숲2 2017. 1. 21. 11:03

 샤이오궁 ▶ 에펠탑 ▶▶ 몽마르뜨

피타이

 드골 공항에 도착한 저녁 7시, 파리의 밤은 어두웠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두리번거리다가 같은 처지의 청년을 만났다. 덕분에 나비고 패스를 쉽게 샀고, 함께 지하철을 탔다. 청년은 파리가 얼마나 무서운 도시인지, 도난사고가 얼마나 빈번한지 이야기했다. 약간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환승을 위해 파리 북역에 도착했다. 환승 통로 곳곳에 젊은 흑인들이 서 있었다. 땅콩 따위의 소소한 물건을 파는 몇몇 청년들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디로 향하는 것도 아니면서, 환승 통로에 서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두렵다기보다 기괴했다. 파리의 첫인상이었다. 

 밤늦게 찾아간 숙소는 브레게 사벵역 근처의 아파트형 호텔이었는데, 어둡고 깊은 파리의 겨울에 늦은 밤 나가서 뭘 먹는다는게 엄두가 나지 않아 첫날의 밤은 그대로 지나갔다.



바스티유 광장 7월혁명 기념 기둥

* 역사 

1789년 왕당파가 제헌 국민의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지방에서 군대를 소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시민들이 봉기하여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여 무기를 탈취하여 정부군과 시가전을 벌인다결국 이 사건이 구체제를 몰락시키는 프랑스 대혁명의 발단이 되었다그 바스티유 감옥이 헐린 자리 옆에 생긴 광장이 바스티유 광장이다

1830년 7월에 구체제(앙시앙레짐)를 타도하는 7월 혁명이 일어나다.

1848년 2월에 루이필립의 왕정을 타도하고 공화정을 수립하는 2월 혁명이 일어나다.

1840년에 7월 혁명을 기념하는 7월의 기둥(Colonne de Juillet)을 세우다꼭대기에 있는 것은 자유의 수호신 상이 탑의 기둥에는 1830년 혁명과 1848년 혁명 당시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기둥 아래에는 7월 혁명과 1848년 2월 혁명의 희생자 504명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겨울, 파리의 아침은 쌀쌀했다. 시타딘 바스티유 마레 호텔  앞 건널목 중앙 길 한가운데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모든 관광지를 통과한다는 69번 버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않았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정류장이 맞다고 했다. 그렇게 덜덜 떨면서 파리의 첫 아침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서 있었다. 한 30분쯤 기다렸을까? 갑자기 길 저쪽에서 '빵' 소리가 나서 봤더니, 우리가 기다리던 69번 버스였다. 바로 호텔 앞이었다. 정류장 표지도 없는 데서???  다음 날은 호텔앞에서 지나가는 69번을 잡아탔다. 그 다음날은? 호텔 앞에서 기다리니, 처음 버스 정류장 쪽에 69번이 섰다. 왜지??? 이 의문은 끝내 풀리지 않은 채 우린 양쪽에서 한 사람씩 버스를 기다리는 전략을 취하는 수밖에 없었다. 왜지???

 그렇게 첫 버스를 타고 가며 본 첫 유물이 이 7월 혁명 기둥이다. 이후 파리에서 우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 기둥을  지나갔다. 바스티유 감옥이 함락되면서 프랑스 대혁명이 시작되었다는 그 역사의 현장은 방사선으로 뻗은 길 한 복판의 광장이 되었다. 


 샤이오 궁

프랑스 파리에 있는 광장이자 박물관으로 1937년 만국 박람회의 상징 건물로 지어졌다. 해양박물관, 인류학 박물관, 건축과 문화유산 박물관, 샤요 국립극장이 있다. 에펠탑과 마주보는 전경으로 유명하다.(백과사전)


 파리 에펠탑을 기다리는 줄이 엄청 길다고 해서 꼼수를 써서 에펠탑 가이드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시간이 한참 남아서 에펠탑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샤이오궁에 갔다.


 에펠탑

1889년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 기념 박람회를 대표하는 사물로 에펠탑을 건설하다.




에펠탑 서쪽(샤이오 궁 올라가며)에서 본 에펠탑과  샤이오궁 반대쪽 동쪽 샴드막스(champ de mars)에서 본 에펠탑


 샤이오궁은 아침이 아니라 저녁에 와야 했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강렬한 햇살 때문에 에펠탐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날은 매서웠지만, 하늘은 청명해서 에펠탑이 아름다웠다. 그러나, 날 좋은날, 해질녘에 샤이오 궁 앞 앞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에펠탑이 노을에 붉게 물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샤이오궁에 와야 하는 진정한 이유가 될 것 같다. 겨울엔 꿈꿀 수 없는 일이다.

 맥주 대신 우린 파리지앵처럼 간단한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를 즐기기로 했다. 샤이오궁 건너편의 카페에 가서 주문한 샌드위치가 나왔다. - 유럽음식에 대한 환상이 확 깨는 순간이었다. 내가 주문한 샌드위치는 딱딱한 바케트 빵을 갈라서 그 안에 브리치즈 한통을 썰어 넣은 것이었고, 남편의 것은 더 비싼 것이라, 브리치즈와 햄을 꾸역꾸역 밀어넣은 것이었다. 소스도, 야채 한 조각도 없는 그런 샌드위치를 병아리 눈꼽만큼 주는 에스프레소와 어떻게 먹는다는 거지? 입천장이 헤지고, 목이 메이고.,.. 설마 이게 파리의 빵? 크라상은 다르겠지? 뭔가 특별해야잖아. 파리 크라상 빵집보다 무조건 맛있어야지. 그래야 원조지. 파리에서 먹은 첫 음식이었다.


에펠탑 위에서 사이오궁 쪽을 본 전망


에펠탑 위에서 에펠탑의 그림자와 함께 시내 전경


에펠탑의 전경은 파리 전망의 결정판이다. 동서남북 어느 곳 하나 막힌 곳 없이 시원하게 뚫려 있는 전망이다. 더구나 파리는 평지라 막힌 곳 하나 없다.  우리나라의 들쑥날쑥한 도시 건축물들과는 대조되는 도시계획의 산물이다. 도시 주민들에게는 불편한 점도 많을 거라 생각되지만, 이렇게 오래 뭔가를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은 참 뭉클하다. 그게 뭐든. 어떻게 했건간에.



 몽마르뜨 언덕

250년에 생드니 성자가 참수된 후 잘려진 머리를 들고 파리까지 걸어갔다는 전설에서 몽마르뜨르(순교자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유래하다.

12세기 이래 수도원의 강력한 본산이 자리.

1871년 파리코뮌의 중심지.

1800년대 말부터 예술가와 보헤미안들이 몰려드는 예술의 성지가 되다.



 에펠탑에서 시내를 바라보면, 산이라고는 하나 없지만, 멀리 동쪽 끝에 봉곳하게 솟은 곳이 보인다. 거기가 몽마르뜨이다. 이곳에 오는 이유는 여기에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와 카페, 거리의 화가들. 그리고 작은 미술관들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계단에 앉아 노을을 보기 위해서이다. 파리는 어디에서나 노을을 볼 수 있다. 에펠탑에서 보는 노을을 첫손으로 꼽아야겠지만, 우린 여기 몽마르뜨 언덕에서도, 바또무슈 배에서도, 퐁피두 미술관에서도 보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노을을 볼 수 있는 도시가 좋다. 어린 시절, 시골에 살 적에는 매일 흔하게 보던 노을을 서울에 와서는 도통 볼 수가 없었다. 항상 뭔가가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내 시야를 막는 건물, 건물들. . .

그래서 몽마르뜨는 노을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야 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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