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이야기/끄적끄적

먼 사랑

여름숲2 2017. 10. 6. 11:24

먼 사랑


나는 너를 보고 있지 않다.

늘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그러면

어디 있을까 너는


어두운 골목 모퉁이를 돌고 있는

지친 어깨

무표정하게 바코드을 찍고 있는

편의점 알바

무거운 가방을 매고 서 있는

지하철의 청년

거리를 배회하는 충혈된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명치끝에서 균열의

소리를 듣는다.


무엇이었을까?

순식간에 너에게로 가는

이 균열의 파장은.

너에게 도달할 수 있을까?

느닷없이 소환되어 생생하게

지펴지는 마음의 불씨가.


마침내

너를 향해 번지는 불씨가

닿아야 할 너무 먼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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