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사랑
나는 너를 보고 있지 않다.
늘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그러면
어디 있을까 너는
어두운 골목 모퉁이를 돌고 있는
지친 어깨
무표정하게 바코드을 찍고 있는
편의점 알바
무거운 가방을 매고 서 있는
지하철의 청년
거리를 배회하는 충혈된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명치끝에서 균열의
소리를 듣는다.
무엇이었을까?
순식간에 너에게로 가는
이 균열의 파장은.
너에게 도달할 수 있을까?
느닷없이 소환되어 생생하게
지펴지는 마음의 불씨가.
마침내
너를 향해 번지는 불씨가
닿아야 할 너무 먼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