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산행기

태기산(2011.9.24. 토)

여름숲2 2011. 9. 25. 11:19

 

태기산 1,261m: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평창군 봉평면

    태기산은 삼한시대 말기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에 쫒기어

     이곳에 성을 쌓고 군사를 길러 신라와 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태기산 산 자락인 성골 골짜기에 허물어진 성벽을 비롯해 집터와 샘터등이

     수림지대 아래 흩어져 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과 횡성군 둔내면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 1,261m. 신라에 패한 진한의 태기왕이 성을 쌓고 항쟁을 하던 곳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졌으며, 그때 쌓았던 성을 태기산성이라 했으며 지금은 산성터가 남아 있다. 태백산맥의 지맥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회령봉·대미산·청태산·흥정산·봉복산 등이 있다. 능선이 남북방향으로 뻗어 있으며, 사방이 비교적 완만하다. 동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물은 흥정천으로, 서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물은 유동천으로 각각 흘러들며, 남쪽 사면에서 주천강이 발원한다. 과거에는 산기슭에 화전민들이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인근 마을로 분산·정착했다. 남쪽의 양구두미재를 지나는 서울-강릉 간 국도는 청태산과의 사이에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량이 감소되었으며, 봉평면 면온리에서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일대에는 봉복사·송덕사 등의 사찰과 이효석문화마을이다.

 

 

 

 

 

 

 

산행 코스 : 구두미재→태기산 정상→입산금지구역(절골 내려가는 길임)→태기분교터→태기산성비→ 송덕사→신대리야영장→봉덕사

 

 

 

 

 

 

 

 

 

 

 

구두미재 출발지

휘닉스파크쪽에서 국도를 타고 양두구미재에 올라가면, 바이크족들의 천국이 펼쳐진다. 산 정상까지 쭉~ 뚤린 길에 사람도 차량도 별로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가 시작된다.

하여, 우린 뚜벅이들에겐 좀 재수 없는 길인 셈이지ㅠㅠ

그래서 양두구미재에서 아래로 한참을 내려와 구두미재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등산로 입구

 

등산객이 별로 없어 풀이 무성하다.

조심스레 길을 찾아보면, 한 줄로 좁게 예쁜 길이 보인다

처음엔 풀들과 잣나무가 보이다.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서면 극상림이 펼쳐진다. 손대지 않은 자연이 보여주는 몸통 굵은 상수리 나무들이 내품는 숨결이 싱그럽다. 아름다운 숲이다.

강원도의 산들은 그 어디나 기본은 한다. 숲만으로도 어디에 견줄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니, 오르지 않아도 이미 강원도다. 문득 가리왕산이 평창 동계 올림픽의 희생양으로 거론되고 있음을 떠올리며 뒷맛이 쓰다

 

산 정상까지 한 줄의 아름다운 숲길을 헤쳐가다  보면, 이런 구조물과 맞닥뜨리게 된다. 군 시설(레이저 기지)이란다.

태기산에 정상이 허락되지 않는 이유다. 그 탓에 등산내내 다른 등산객은 코빼기도 볼 수 없었다. 등산을 밟을 수 없으면, 산행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다는 느낌 때문이겠지. 그래서 태기산은 오히려 아름답다.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순박하고 우람한 산이면서, 부드러운 흙길로 그간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함을 가졌다. 정상 보다 오르내리는 트래킹의 부드러운 흙길이 고마운 산이다

 

정상 바로 밑 기지에서의 조망이다. 사방이 툭 터진 멋진 경관을 선사한다

 

 

 

 

 

 

 

쑥부쟁이와 더불어 가장 많이 만난 투구꽃

 

정상 밑 갈림길에서 백운동 안흥 방면으로 간다

 

여기에서 다시 방향을 태기산 정상 쪽으로 방향을 전환

 

당귀 - 약재로 쓰인다는데... 거저 한 뿌리 캐올 걸 그랬나ㅋㅋ

 

뜻밖에 이런 습지가 나온다. 물을 많이 머금은 산이다. 비오는 날은 아마 푹푹 ~~

 

드뎌 임도가 나온다. 여기서 오토바이쟁이들과 해후를 한다.ㅋㅋ

안내판은 전혀 친절하지 않고..   우리가 가려는 하산길에 대한 안내는 어디에도 없다. 양두구미재로 내려가서, 구두미재까지 내리막길이니까 걸어갈까 하고 양두구미재로 한 100M 쯤 가다, 윽~ 죽을 것 같아 발길을 멈췄다.  딸 내본다는 가을볕을 우습게 봤다가는 ~

생각해보니, 그 빨간 고추를 시커멓게 태워 쪼그라트리는게 가을 볕 아니던가! ㅋㅋㅋㅋ

방향을 틀어 신대리쪽으로 하산길을 잡고 입구를 찾았다

 

임도 맞은 편에 위치한 또 다른 불친절한 입간판. 신대리쪽인 어디더라? 길은 많은데...

 

 

 

 

 

 

 

 

 

 

 

 

바로 요기다. 이 풍력 발전기 끝에 있는 작은 나무에 수줍은 빨간 천이 숨겨져 있다. 나는 못 봤는데, 눈 좋은 이가 보고 길을 찾아냈다. 휴~

 

그 의심스러운 하산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면 생뚱맞게 이 정상비가 있다. 그냥 좁은 길 한 귀퉁이에 이거라도 있어야 덜 섭섭하지 하는 표정으로 말없이 서 있다. 얘, 왜 서있지? 하다가 급하게 휴대폰으로 찰칵!

 

이번에는 잣나무 숲이다. 잘 조성된 인공림이다. 솔 향기가 향그럽다. 쭉쭉 뻗은 잘 생긴 잣나무 숲 길을 따라가다 보면 괜히 흐믓해진다. 남의 잘 키운 아들 보면, 샘 나기 보다 흐믓해지니, 나이가 먹은 게 분명하다. 늙으면, 잘 생긴 것들한테 실실 웃음이 터진다던데...

 

역시 부실한 안내판ㅋ

 

태기 분교터에 도달하니. 이런 임도가 세 갈래로 나뉜다. 어디로 가란말인가? 이번에는 화살표만 있는데, 그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에 이 임도가 보인다. 지금 한창 불도자를 동원하여 길을 닦는 중이다. 여긴가? 숲길이 따로 있을 것 같아 좌우를 살펴 보지만 찾을 수 없다.ㅠㅠㅠ

결국 이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한 참 내려오다 보니 갈림길이 나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 숲에 산악회의 빨간 천이 하나 걸려있다. 아, 숲길이 있었던 것이다!

 -태기 분교터에서 임도에는 눈길도 주지 말고 아래 임도길을 한참더 내려가 찾아보면 숲길 진입로가 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그래서 이 임도길이 나쁘지만은 않다. 흙길인데다, 좌우 숲을 끼고 있는데다,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으니, 호젓한 트래킹 길이라 생각하며 걸으면 좋다. (후에 돌아와 찾아보니, 진짜 횡성군이 트래킹 길로 닦고 있는 중이란다)

 

다시 그곳에서 숲길을 제대로 찾았다. 찾은 증거로 곧 만나게 된 태기 산성터

이곳이 옛 진한의 땅이었음을 이 표지석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진한의 마지막 왕 태기왕이 이곳에 산성을 쌓고 신라에 마지막까지 저항했다고 한다. 이 산의 이름이 태기산인 이유다.

아, 진한이라니..... 강원도에 와서 두번째 만난 진한이다. 대관령 옛길에서도 진한과 관련된 전설이 있어 어리둥절 했는데, 다시 만나게 되니, 오래 전 역사가 새삼 가깝게 느껴진다. 강원도가 더 친숙해지는 순간이다

 

제대로 된 등산안내판을 만나다

 

잣나무 숲길이 끝나면 낙엽송(침엽수)이 펼쳐진다. 길가에는 키작은 산죽이 깔리고...

아름다운 숲길이다

 

산행 종점에서 만난 입간판 

이곳에서부터 버스 정류장까지는 아마도 1시간 이상 마을 길을 걸어야 한다. 가을 볕에 온몸을 맞기고 펜션들 사이를 지나,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끝도 없이 걷다보니, 작은 구멍가게게 나온다. 이곳이 버스정류장... 그러나 버스는 하루에 몇 대 안된다.

할 수 없이 택시를 부르니, 차를 놓고온 산행기점인 구두미재까지 4만 5천원을 달란다. 헉!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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