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제주 3주 살이

제주 D8- 용두암에서 김녕까지 라이딩

여름숲2 2018. 4. 21. 14:26

* 4월 21일 토


  7시 30분쯤 김녕을 향해 출발했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용두암을 지나 제주시내를 관통하는 길은 힘들었다. 자전거 길 표시를 놓치기 일쑤였고, 겨우 찾고 보면 온갖 장애물로 통과하기가 힘들었다. 시내를 통과하고도 길표시가 명확하지 않아 계속 길을 잘못들었다.  



  김녕으로 가는 북쪽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었고, 일주도로를 타다 해안도로로 들어갔다 다시 나오는 길이여서 서쪽 길만큼 예쁘지 않았다.




 잠시 쉬었던 카페. 한라봉 쥬스가 맛있었다.





 양배추 꽃이 바다를 보려고 고개를 내밀고,


 유채꽃도 발을 들어 돌담 너머로 고개를 내민다. 바다의 물빛이 곱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함덕해수욕장의 비취빛 물빛과 백사장의 고운 모래는 참 고왔다. 피곤했던 몸이 잠시나마 가벼워졌다.  




  함덕에서 김녕까지 갔다가 다시 제주국립박물관으로 돌아왔다. L은 차를 회수하러가고...


혼자 박물관 앞뜰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왔다. 박물관 환경관리기사라 한다. 박물관 건물이 무척 아름답다 했더니, "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어 주셨습니다" 라고 대답해서 속으로 웃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었지, 무슨! 제왕시대도 아니고... ' 이런 것이 시골 사람들의 사고 방식인 것 같다. ㅋㅋ  그가 문득 시낭송에 흥미가 있다며, 시 낭송을 했는데, 전문가급이어서 놀랐다. 

 듣는데, 뜻밖에 엿 기억들이 소환되어 오면서 마음이 싸해졌다. 따뜻하기도 했고.... 문득 노무현이 생각났다. 아, 그렇게 소환되는구나. 그는.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