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트레킹
1. 밀포드 트레킹이 뭐지?
뉴질랜드 ‘밀포드 트렉’은 빙하가 만든 지형인 ‘피오르드(Fjord)’ U자형 협곡을 따라 걷는 54km의 길이다. 세계 자연문화유산이라 여름 시즌(11월 ~ 4월)에만 예약제로, 하루에 가이드 트레킹 50명(4박 5일), 인디펜던트 트레킹 40명(3박 4일)으로 진행된다.
보트를 타고 테아나우(Te nanu) 호수를 건너 도착하는 글레이드와프가 출발점이다. 여기서부터 클린턴 계곡을 따라 분수령인 맥키넌 패스를 넘고, 아서 계곡을 따라 샌드플라이 포인트까지 가서 보트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까지 나오는 여정이다.
안내에 따르면, 이곳은 오래전 마오리족이 녹옥(Green stone)을 수집하기 위해 다녔던 길이었는데, 그후 없어졌다고 한다. 1880년 도널드 서덜랜드(Donald Sutherland)와 존 멕케이(John Mackay)가 현재의 멕케이 폭포와 서덜랜드 폭포를 발견하고, 해안선 따라 아서밸리에 이르는 트렉 루트를 만들려고 했으나 못했다고 한다. 결국 이 과업은 1990년 퀸틴 맥키넌(Quintin Mckinnon)과 그의 아내 어니스트 미첼(Ernest Mitchell)에 의해 클린턴 밸리를 통해 서덜랜드 폭포와 아서 밸리(Arthur Valley)를 지나는 지금의 루트를 개척함으로써 완성된다.
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달력에 나옴직한 풍광 속에 차를 세우고, 입에 살살 녹는 소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어. 그리고 그곳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길이 있지.” 누군가에게 이 말을 듣는 순간, 뉴질랜드는 나의 꿈이 되었다.
마침내 2018년 2월 ‘밀포드 가이드 트레킹’을 신청했다. 겁나 무서운 비용이었지만, 3박 4일 동안 식량과 침낭 등을 짊어지고 공동 헛에서 자는 인디펜던트 트레킹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덕분에 그 비용을 빼기 위해 뉴질랜드행은 국제미아처럼 비행기를 타고 또 타며 24시간을 떠돌았다.ㅠㅠ
Day 1 (2018. 11.23)
퀸스타운에서 시작된 첫날은 버스 4시간, 보트 1시간을 타면서 하루 종일 영어울렁증에 시달리다 Glade House에서 멈췄다. 참가자 중 우리 부부가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ㅠㅠ
* 보트에서 내릴 때 신발을 소독하고, 밀포드에 들어간다.
출발점인 글레이드와프에서 30여분쯤 걸으면, 첫 숙소인 글래이드 하우스가 나온다. 짐을 풀고 단체사진을 찍은 후, 가이드 따라 인근 숲속 산책을 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Day 2 (2018.11.24.)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날이다. 클린턴 강을 오른쪽에 끼고. 잘 정리된 16km의 트레킹 길을 걷는 여정이다.
그러나 길을 한 뼘만 벗어나면, 온갖 이끼가 거대한 나무를 뒤덮고, 야자수처럼 자란 고사리를 넘어 습한 땅을 점령하고 있었다. 한치의 틈도 없이 이끼로 덮힌 숲 속은 감히 들어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숲의 주인은 이끼였다. 그렇게 온갖 이끼와 나무가 숨을 내뿜는 숲을 지나 U자형 넓은 협곡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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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폭포가, 까마득한 절벽으로부터 직하강하는 폭포가, 협곡 좌우의 깎아지른 산꼭대기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수십 개의 설악산 토왕성 폭포가 떼창을 하는 듯 했다. 더구나 걸어갈수록 또 다른 1,000m급 산봉우리들의 폭포 메들리가 이어졌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그만 혼몽해졌다. 그런 나와 달리, 노래의 가락을 탄 호주 젊은이들은 옷을 벗어 던지고 폭포수 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찔했다. 저 직하강의 단순한 물줄기와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거기에 호응하는 젊음이. |
협곡 사이로 내일 넘게 될 맥키넌 패스가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맥키넌 패스를 바라보며, 양 옆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길을 지나자 너덜지대가 시작되었다. 때맞춰 이슬비도 내리기 시작한다. 걸음을 서둘렀다. 어제도 그러더니, 이곳은 맑은 날에도 한 두 차례씩 비가 온다. 일년 평균 강수량이 7,000m(우리나라 1300m)라 하니, 늘 비를 머금고 있는 듯하다. 두 번 째 숙소인 ‘폼포로나 롯지’에 도착하니 오후 2시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빨래까지 해서 건조실에 널었다. 산 속에서 이런 호사들 누려도 되는지 잠시 행복한 혼란에 빠졌다.
Day 3 (2018.11.25.)
가장 힘들면서도 기대되는 날이다. 고도 700m 올라가서 900m 내려가는 총 20km의 여정이다.
전투적인 자세로 선두에 섰지만, 처음부터 돌길이 가로막는다. 1시간 쯤 지나 ‘민타로 헛’에서 물을 보충하고, 화장실을 들른 다음 다시 걷는다. 날이 흐려 좌우의 풍광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오르막과 평지를 반복하며, 쉼 없이 올라야 한다.
지그재그 길에 이른다. 워낙 가파른 경사다보니, 17개의 지그재그 길을 만들어 맥키넌패스 정상으로 이끈다. 가랑비까지 오락가락하는데, 곳곳에 있는 '위험' 경고가 발길을 위협하고 있다. ‘도봉산 정도인데. 이 정도는 수백번도 더 올랐잖아!’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숨은 점점 가빠진다. 그래도, 길 양 옆으로 야생화가 곱게 피어있어 오르는 발길을 붙든다. 흰색의 화사한 꽃들이 보여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마운틴 데이지’와 ‘릴리’ 란다. 꽃들에게 눈을 맞추니, 마음이 환해진다. 게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비에 젖은 키아새가 함께 오른다.
![]() * 맥키넌 패스 기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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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물 한병을 다 마시며 오른 맥키넌패스 기념석, 기다리던 가이드가 차 한 잔을 건넨다. 키아새가 뭔가 먹을 게 있나 해서 기웃대지만, 야생에 사는 새에게 먹을 것을 주면 안된다는 엄한 설명에 못본 체 한다.
전망이 시원찮다. 포기하고 내려가려는 순간, 하늘이 열리면서 눈 덮힌 산과 내려가야할 아서강 협곡의 모습을 보여준다. 빙하가 내리누르고 녹아서 저 거대한 U자 협곡을 구불구불 만들고, 산꼭대기에 쌓인 눈들은 녹아서 산꼭대기에 호수를 만들기도 하고, 폭포로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는 걸 눈 앞에 펼쳐진 풍광이 말하고 있다. 짐작도 어려운 까마득한 시간이 만들어 낸 자연의 풍광은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고, 아름답다. 가슴이 떨린다. 이 길에 서 있다는 것이, 그리고 이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맥키넌 패스에서 보이는 산들 - 가장 높은 봉우리가 엘리어트 산(1990m)이고, 맨 오른쪽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벌룬산(Mt Baiioon, 1847m)인데, 하산 길은 엘리어트 산과 벌룬산 사이로 지나는 길이다.
내려오는 길은 1900m급 산들을 바라보며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한 아서 계곡 따라 걷는 길인데, 가파른 계단과 내리막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고도 900m를 내려오는 일은 만만치 않았고, 가도가도 끝나지 않아 혹시 지나쳤나 할 즈음에야 퀸틴 롯지에 도착했다. 오후 1시 45분, 앗싸~ 5등이다~~
여세를 몰아 배낭을 내려놓고 왕복 2시간의 서덜랜드 폭포를 다녀오기로 한다.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걸어 40여분 걸으니, 소리부터 웅장한 서덜랜드 폭포가 나타났다. 낙하의 힘이 어찌나 센지 물보라에 온 몸이 흔들린다. 580m의 압도적인 높이에서 떨어지는 3단 폭포에 몸이 젖는다. 단순하고 통쾌한 하강, 정선이 박연폭포를 그렸던 직선의 거침없는 붓질이 여기에서 펼쳐진다. 다 이루었다!!!
보기에는 밑단이 가장 길어 보이지만, 사실은 2단 3단이 2배 이상 길다. 뉴질랜드 1위, 세계에선 5위의 폭포다. 그래서인지 이 폭포에 가기 위해 개척한 길이 밀포드 트렉이라고 할 정도로 장쾌한 아름다움을 가졌다.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인 도날드 서덜랜드(Donald Sutherland)의 이름을 따서 폭포 이름을 지었다. 그는 이 폭포에 애착이 커서 사후 폭포 밑에 아내와 함께 묻혔다 하는데, 폭우와 산사태에 그만 아서계곡을 타고 바다로 쓸려 나갔다고 한다. 피오르랜드 여신인 히네누이테포(HIne-nui-te-po)는 서덜랜드조차 이곳에 머무는 걸 허락하지 않았나 보다.
이 폭포수는 산꼭대기의 Quill 호수에서부터 떨어지는데, Lake Quill은 1890년 이 폭포를 측량한 William Quill의 이름을 딴 것이라 한다. 문득 본디 마오리족들이 명명했을 이름을 생각해본다. 수백년동안 불리어졌을 다른 이름이 있었을 텐데, 어느날, 낯선 외국인에 의해 새롭게 명명된 이름으로 불리며, 폭포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거센 물보라에 몸이 젖고 흔들리면서, ‘아, 이래서 가이드가 ‘비옷’을 가져가라고 했구나.‘ 하고 생각할 때였다. 누가 불러서 보니, 키아새가 내 ‘비옷’을 슬쩍 하려는 중이었다. 바보새 같으니라구. 먹는 게 아니라구 ~~ 키아새는 쫓아도 멀리 가지 않고 다시 접근한다.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폭포 앞에서 때 아닌 신경전이 벌어졌다. 사람이 무서운 존재라는 걸 모르는 도둑 키아새와 폭포수에 몸이 젖으면서도 비옷을 입지 않는 나 사이의 단순하고 우스꽝스러운 술래잡기.
이날은 모두에게 특별했다. 서덜랜드 폭포까지 갔다 온 사람이나, 무릎 통증 혹은 늦게 도착해서 포기한 사람들이나 모두 맥키넌 패스를 함께 넘었다는 감동이 있었다. 하여, 우리는 일찍부터 웨스턴들처럼 로비에서 풍광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셨다. 그리고 술에 혹은 흥에 취해 일본인 그룹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대단하시다, 훌륭하다’를 연발하며, ‘설악산에 오시라. 여기만큼 아름답다...’ 라며 사진을 보여줬다. 식사시간이 되어서는 스페인 청년에게 돈키호테와 라만차 지방에 대해서 이야기(?) 했고, 스페인 여행 당시의 음식 사진을 보여주며 그리운 음식 이름을 스페인어로 들었다. 미국인 여자에게는 그랜드캐년 트래킹을 추천받았으며, 독일부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부부와는 한국어로 ‘오, 맛있어요’를 합창했다. 이날, 영어로 말한 기억은 없는데, 뭔가 많은 것을 이야기했거나 서로를 조금쯤은 알아갔던 느낌이다. 그렇게 특별했던 하루가 지나갔다.
Day 4 (2018.11. 26)
트래킹 마지막 날은 평평한 길이지만 21km의 여정이다. 새벽에 거친 바람이 불더니, 하늘의 구름을 모두 날려 버렸다. 더없이 청명한 날이다.
1시간쯤 걸었을까? 계속 말썽이던 발바닥 통증이 심해져서 테이핑을 하려고 잠시 멈췄다. 가슴 떨리도록 아름다운 풍광 속에 앉아... 라고 느낄 새도 없이 새까맣게 샌드플라이가 달려든다. 모기보다 작지만 이 곤충에게 물리면 죽을 때까지 긁어야한다는 저주가 있어 두려운 존재다. 다만, 샌드플라이는 움직이거나 걸으면 물지 못한다. 피오르 랜드에 인간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신의 의지를 저 작고 볼품없는 곤충에게서 본다.
'이곳에 들어온 자, 앉지도 말고 떠나라!'
이 아름다운 산에, 맑디 맑은 강에 온갖 생명이 저토록 싱그러운데, 잠시도 앉아 쉴 수 없다니..... 새삼 우리나라 산들의 너그러운 품에 격한 애정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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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쉼없이 걷고 걸었다. 아침해를 받아 밝게 빛나는 피오르드 산을 뒤로 하고, 아서 강을 왼쪽으로 낀 채 원시의 숲을 걸었다. 나무처럼 큰 고사리 류의 양치식물과 이끼로 온 몸을 감싼 숲의 정령들이 빛나는 햇살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피오르드 산맥을 광고하는 사진에 나온다는 맥케이 폭포를 지나는데, 앞서가던 일본인 할아버지가 불안해 보인다. 옆지기가 지나치지 못하고 배낭을 들어주겠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했지만, 거절하신다. 그럼에도 뜬금없이 ‘We are the world' 하면서 70세의 할아버지를 가운데 세우고 함께 걷는다. 아는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나열하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자이언트 케이트 폭포다.
와우~ 30m의 장쾌한 폭포가 시원하게 떨어지고 있다. 벌써 흥에 겨운 사람들이 물 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물이 제법 차가운데도 서양 사람들은 이런 폭포만 보면 뛰어든다.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아무렴! 폭포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어야 그 청량감이 배가되는 법이지. 덩달아 신이 난다.
유일하게 피오르드가 허락한 런치 타임! 피오르드의 신이 잠시 한눈 찔끔 감아준 평화라고 해야 할까? 혹은 떠나기 전에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었을까? 자이언트 폭포수의 거센 바람이 그악스럽게 덤비는 샌드플라이를 쫓아내고 있으니, 모두 느긋하게 폭포 앞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거나, 수영을 하거나, 쉴 수 있었다. 우리는 사과를 먹으며, 모처럼 느긋하게 이 모든 것을 즐겼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간은 그리움이 될 것이다.
꿀 같은 휴식이 끝나고 다시 걷는다. 발바닥의 통증이 발목까지 올라왔지만, 안갈 도리는 없다. 그렇게 1시간 15분쯤 걸으니, 드디어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도착했다. 얼마나 샌드플라이가 극성스러우면 이름까지 그럴까? 화장실 갈 엄두조차 못내고 보트시간을 기다린다. 마침내 배를 타고 탈출한다.
* 샌드플라이 포인트에서 뜻밖에 일본인들이 ‘We are all Aisian' 하며, 사진을 청해 왔다. 이들은 나중에 마운트쿡에서 다시 만났는데, 하나같이 하이 파이브를 하며 반가워했다. 밀포드 투어 내내 그들끼리만 행동했던 특유의 새침함(?)을 생각하면, 밀포드가 만들어준 특별한 인연이다.
Day 5 (2018,11,27)
마지막 날은 선물처럼 밀포드 사운드를 유람선 타고 관광하는 일정이다.
눈부시게 맑은 날,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이었으나, 우리는 이미 밀포드 트레킹에서 다 보고 이루었으므로 홀가분했다. 하여 모두들 풍광을 보기보다는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느라 삼삼오오 모여 사진찍거나 덕담을 나누었다. 나도 먹먹해져서 괜스레 그들 주변을 서성이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들 중 누구라도 우리 집에 초대하여 설악산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마음에만 담기로 했다. 마음에 있다면, 이미 함께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지금처럼 강건하게 길 위에 있기를 소망했다. 억겁의 시간 속에서 우린 서로 스치고 새겨지는 것이므로 좋은 인연을 기약하며 시간의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3. 그밖에 이야기 조각들
* 밀포드의 새 3인방
왼쪽 : 부시로빈(Bush Robin). 등산화로 바닥을 긁으면, 신발끈이 벌레인 줄 알고 쪼아댄다고 함.
중간 : 웨카(Weka). 날개가 퇴화한 뜸부기의 일종. 트레킹 길에서 종종 가이드하고 있음.
오른쪽 : 키아(Kea)새. 3~4살의 지능을 가진 앵무새과의 새로 등산화 등을 훔쳐감.
* 저녁 코스 요리
전날, 3가지 요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음날 숙소에서 제공된다. 예를 들면, 첫날의 경우, 3가지 메인 메뉴(1.야생 사슴요리, 2,연어스테이크, 3.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 중 하나를 선택했고, 에피타이저, 메인메뉴, 디저트 순으로 제공되었다. 덕분에 산속에서 야생사슴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연어 스테이크, 닭고기, 양고기, 채식 요리 등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아침은 간단한 뷔페로 제공되었고, 점심은 아침 식사 할 때 각자 도시락을 싸는 방식이었다. 보통 도시락 재료는 샌드위치 재료, 사과나 바나나 등 과일, 견과류 등이 있었다.
* 밀포드의 야생화
* Lodge
사진 위 왼쪽 오른쪽 : 숙소(Lodge)는 다인실(4인, 혹은 6인. 2층 침대)과 2인실이 있었는데, 우리는 2인실을 선택했다. 비용은 비쌌지만, 다른 사람들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아래 왼쪽: 로비. 숙소에는 트레킹 인원 모두가 앉을만한 로비가 있어서, 이곳에서 와인이나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안주는 치즈와 과자, 과일 등이 무료로 제공되었고, 술값은 트레킹이 끝난 후 지불하도록 되어있었다. 맥주 한잔에 7000원 내외, 와인은 1잔에 10,000원. 1병에 4-6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된다. 여기서 서양인들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수다 대마왕’이라는 것이다. 보통 그들은 트레킹 후 로비에서 맥주나 와인을 한잔씩 마시며 1차 수다를 떨다가, 저녁 식사시간이 되면, 식당으로 옮겨 다시 술 한잔과 함께 2차 수다를 시작했다. 물론 식사가 끝나면, 다시 로비로 옮겨서 3차 수다 릴레이를 이어갔다. 나는 1,2차까지 도전하다가 두손 두발을 다 들고 끝냈지만.
아래 오른쪽 : 건조실. 매일 트레킹이 끝나면, 세탁실에서 손빨래를 해서 건조실에 널었는데, 2시간이면 모두 건조되었다. 덕분에 트레킹 복은 1벌만 준비하면 되어서, 짐을 줄이는데 최고였다.
*샌드플라이
사진 1 : 떠나기 전부터 악명 높았던 샌드플라이 때문에 폭풍 검색하다가 그물망 모자를 샀다. 이건 마지막 날과 밀포드 사운드 관광 때 위력을 발휘했다. 물론 이런 모양이라 뭇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
사진 2 : 사진 찍느라 잠시 장갑을 벗은 틈에 새까맣게 달려들던 샌드플라이와의 혈투 증거. 그래도 사진은 거의 자국이 없어졌을 때 찍은 것이다.
사진 3 : 모형인데. 실제 보면 모양이 안보일 정도로 작다. 아마 모기보다 작은 듯하다. 처음 물렸을 때는 별 감각이 없고, 살짝 자국은 있지만 가려움의 정도도 그저 견딜만 하다. 그래서 소문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한 옆지기는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 했다. 며칠 지난 후에야 가려움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약을 계속 발라도 쉽사리 가라않지 않는다. 긁지 않아도 세수하거나 바람이 부는 자극에도 바로 반응하는 무서운 근성을 보여준다. 보름쯤 지나서 진정되는데, 그 후에도 뜬금없이 가렵기 시작하면서 다시 붉게 상기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이 샌드플라이는 피오르드랜드에만 있다. 마운트 쿡이나 통가리로 국립공원에도 갔었는데, 샌드플라이는 없었다. 정말 피오르드랜드 죽음의 여신인 히네누이테포의 심술이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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