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8.2.16 (토)
*산행지도
산행기 :
설 연휴부터 시작된 방랑벽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결국 변산에 이르렀다. 오랜 여독이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 밤새 끙끙 앓았다
채석강리조트에서 쓰러져 밤새 오한에 떨다가 눈을 떠 보니 아침 7시였다. 열은 내리고, 몸은 가벼워졌다. 몸을 믿고,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아침으로 나온 바지락 죽 한그릇도 비우지 못했다
9:38분 내소사 입구에서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등산로가 왼쪽으로 꺾어진다. 잘 정리된 등산로를 따라 2-30분 정도 오르다 보면 안부가 나온다.
가쁜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20여분 오르면 관음봉 3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어 관음봉, 세봉을 거쳐 다시 내소사로 내려가는 코스는 짧지만 변산반도의 절경을 맛볼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택하는 코스이다. 하지만, 우리는 좀더 힘내서 왼쪽으로 틀어 신성봉, 망포대, 낙조대, 직소폭포를 돌아 다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했다
관음봉 삼거리에서 본 관음봉과 세봉
관음봉 삼거리에서 20여분을 더 가면 재백이 고개가 나온다. 여기서 선인봉가는 구간은 표지안내석이 없다. 그렇다고 입산금지 표시도 없어, 왜 안내표시가 없는지 아리송하다. 지도의 방향을 보고, 좁은 길을 찾아내 따라가 본다. 가다보니, 먼저 간 선배들의 길안내 표지끈이 묶여있어 반갑다. 길은 아스라이 아름답게 이어지고, 오르락 내리락 걷는 발길에 쌓인 눈이 서걱거린다. 그래도 앞서간 이들이 있어 길을 내어 조용한 숲길을 걷는다.
재백이 고개에서 본 풍경
여기까진 행복한 결말로 이어질 듯하다가 난데없이 나타난 마을!
어쩐지 내려가는 것 같더라니!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내려간 길의 끝은 석포리 윗마을이었다. 쫓아오는 개를 무시하며, 전신주에 눈 흘기고, 산행포기여부를 가늠하다가 회귀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다시 산에 오르기로 한다. .... ㅠ ㅠ
절망 끝에 도달한 신성봉에서 본 풍경!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겨우 길을 찾아 신성봉에 오르니 벌써 1시가 되었다. 2시간여를 헤맨 끝에 도착하고 보니 감개무량하다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표지석은 어디에도 없다. 봉우리 하나 오를 때마다 여기가 오늘 등산의 최고점인 망포대(492.4m)인가 했다
몸 컨디션은 최악이다. 어제부터 계속된 설사탓에 약으로 버틴 몸이라 아무것도 못 먹고 몇 시간 째 걷다보니 탈진이라도 할까봐 은근히 걱정된다.
산행은 크게 원을 그리며 진행되고 있었다. 변산반도를 산으로 한바퀴 동드랗게 도는 셈이다.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며 돌다보며 보이는 풍경이 계속 바뀐다. 산은 채 500m도 되지 않지만 사방에 막힌 곳 없이 뚫려있고, 서해바다와 점점이 박힌 섬들이 이루어내는 풍경은 일품이다. 만나는 사람 하나 없이 눈쌓인 길을 걷다 열혈전사 1명을 낙조대 못미처 분초대 쯤에서 만났다. 헐! 우리야 뭘 모르고 나선 길이지만, 혼자서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도는 이 전사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언제 선인봉까지 가나?
그런데, 이 전사를 직소폭포 지나서 다시 만났다. 그도 기뻤던지 먼제 아는 체를 해 왔다. 헐!
드디어 망조대에 이르니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3시가 넘었다.
망조대를 넘으며서는 길이 넓고 좋아졌다. ㅋ ㅋ
걷고
또 걷고......
드디어 직소폭포!
가장자리는 얼어붙었고, 가운데에서만 떨어지고 있었다.
아래 보이는 소가 옥녀담이다.
직소폭포를 지나 계속 내소사 쪽을 향해 걷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고 걷기 좋은 길이다. 재백이 고개까지 30여분 정도 걸린다. 재백이 고개에서 다시 관음봉 삼거리로 오르막을 걷는 길을 택하지 않고 그대로 원암으로 내려왔다. 원암에서 내소사 주차장까지는 평지길이어 내소사를 가지 않을 것이면 여기를 산행 들머리로 하는 것이 더 좋은 듯하다. 오르막 3-40분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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