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8.1.20(일)
* 함께한 이 : 나, 석규, 주상&남경엄마
* 코스 : 광덕고개(광덕산가든)-회목현입구-상해봉-광덕산-박달봉-640봉-백운교(흥룡사주차장) 약 5시간 30분 산행
* 지도
* 산행기
일반도로 및 시내도로를 무지 사랑하는 네비씨(?) 덕에 우왕좌왕하다 흥룡사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되었다. 기다리고 있던 주상이형 부부를 태우고 광덕고개로 올랐다.
오늘 산행들머리는 광덕고개다. 이미 해발 650M고지에서 출발하는 거라 3-400m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백운산을 마주보고 광덕산을 향해 출발했다. 눈쌓인 겨울산이 보고 싶어 결정한 산이라면, 광덕산dl 서울근교에서는 가장 적절한 산이다. 더구나 길이 얼마나 곱고 예쁜지 힘든 줄을 모르고 걷게 된다. 육산의 포근한 쿠션을 따라 걷다 보면 회목현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눈길을 걷다보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상해봉이 나온다. 옛날에 바닷속에 묻혀있어서 이름이 상해봉이라는 말도 있고 정상을 이룬 바위지대가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암초와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말도 있다. 어쨌든 이곳의 전망만은 망망대해처럼 걸림이 없다. 탁 트인 전망과 겨울산의 골격이 그대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뻐들이 드러난 겨울산의 정직한 골격이 이루는 아름다움이야말로 겨울산행의 백미인것 같다. 물론 눈꽃의 축제를 더 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왠지 겨울산들의 숨김없이 드러나는 골격과 앙상한 나무들이 이루는 선과 그림자의 아름다움이 가슴을 적신다. 그런의미에서 광덕산에서 보는 이웃산들의 아낌없는 굴곡은 으뜸이다. 태백산의 골격과 견줄만하다.
육산이라고 했지만 정상이 다가오자 눈앞을 가로막는 것은 뽀족한 암석들이다. 밧줄이 달려있지만 겨울산의 암석은 늘 공포스럽다. 한발 잘못디디고 미끄러지면 뽀족한 바위면에 얼굴이 박힐 거라는 상상은 발을 딛기전부터 얼어붙게 만든다. 무서워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밧줄에 매달리다보면, 사실 밧줄이 있는 구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밧줄 너머 바위굽이를 돌 때 눈 아래 절벽이 펼쳐질 땐 아찔하다.바위면에 바짝 붙어 조심조심 걸어가지만 , 이 못말리는 상상력이 또 발목을 붙든다. 겨울산행은 미끄럽기 때문에 항상 이런 두려움과 맞서게 된다. 특히 지난 번 미경이 사건 이후로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산행에 조심스럽다.
암석위 정상은 좁지만, 동서남북 어디 걸릴 것 하나 없이 툭 터진 전망을 자랑한다. 겨울산의 골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광덕산을 향해 능선길을 접어들자 좁은 능선길 아래로 가파른 절벽이거나 바람이 치는 핼기장이어서 마땅히 식사를 할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40여분을 더 가다가 결국 덕산 기상레이더 관측소 앞에서 건물이 바람을 가려주는 장소를 찾아 불을 피웠다. 돼지고기 찌개와 술 한잔을 걸치고 나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듯 하다. 아이젠을 하고 광덕산을 향해 출발했다. 20여분 쯤 가니 광덕산 정상 표지판이 구멍가게 간판처럼 엉성하게 서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박달봉을 향했다. 박달봉가는 길은 이게 박달봉인가. 저게 박달봉인가 하며 끝없이 걷는 길이었다. 길은 편안하고 아름답게 굽이굽이 펼쳐졌다. 봄에 와도 진달래꽃길이 곱게 펼쳐질 것 같은 아름다운 능선이었다.
1시간을 가니 박달봉, 박달봉에서 하산길은 정말 아름답지만 길고 긴 능선길이었다. 사전 정보없이 걷는 길이어서 잘못 든 길이 아닌가, 언제 끝나나 하는 의구심 속에 걷고 또 걸었다
드디어! 멀리 찻길이 보이고, 흥룡사주차장에 도착했다. 마침 동장군 축제중이라 떠들썩했는데, 가둔 빙어를 잡겠다고 애썼을 아이들의 아빠에게, 가장들에게 안쓰러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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