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9 독일

뮌헨 1 (2019.8.17~19) - 레지던츠, 호프 브로이 하우스, 프라우엔 교회, 마리엔 광장, 신시청, 성 미샤엘 교회

여름숲2 2020. 9. 3. 01:26
뮌헨은 독일ㅡ바이에른주의 최대 도시이자 주 도시이다. 이 도시는 알프스 북부의 이자르 강가에 위치한다. 뮌헨은 독일내에서 베를린과 함부르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이다. 약 142만명이 시 경계선 안에 상주하고 있다. 1도시의 슬로건은 "뮌헨은 당신을 좋아합니다."(München mag Dich)이다. 2006년 이전에 사용하던 모토는 "마음의 세계 도시"(Weltstadt mit Herz)이다. 뮌헨이라는 도시명의 유래는 옛 고산 지대 독일어로 "수도승들의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무니헨(Munichen)에서 유래하였다. 이 도시를 건립한 자들은 베네딕트 칙령 당시의 수도승들이다. 그에 따라, 뮌헨의 휘장에는 수도승이 새겨져 있다. 뮌헨의 시 고유색은 신성 로마 제국을 상징하는 흑색과 금색으로, 루트비히 4세시절부터 채택하고 있었다 ............(중략)......
뮌헨은 1933년에 히틀러가 수상에 오르며 다시 나치의 본거지가 되었다. 나치는 첫 강제 수용소를 도시에서 북서쪽으로 16 km 떨어진 다하우에 건설하였다. 나치는 자신들의 이념을 퍼뜨리기 위해, 뮌헨을 개혁의 중심지(Hauptstadt der Bewegung)라고 불렀다. 나치당(NSDAP) 본부 건물은 뮌헨에 위치하였고, 다수의 퓌러바우텐
(Führerbauten, 총통의 건물) 들이 왕의 광장 (Königsplatz) 에 다수 지어져 있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현재까지도 존재한다. ............(중략)......
1810년 10월 12일에 루트비히 황태자와 작센-힐트부어크하우젠의 테레제 공주와의 결혼을 기념하여 첫 번째 옥토버페스트가 열렸다. 이 연간행사는 경마로 종료되며, 이 경마는 현재 옥토버페스트로 알려진 축제로 발전하였다. 그 이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옥토버페스트는 9월에 열린다. 이 축제는 독일 통일일인 10월 3일이 월요일이나 화요일이 아닌 한, 10월 첫째주 일요일에 종료된다
                                                          * 위키 백과 

 

▶ 스위스 취리히에서 독일 뮌헨으로 가는 길

 취리히에서 뮌헨까지는 버스로 이동하였는데, 불과 3시간 40분밖에 안 걸린다. 그런데, 버스로 이동하는 창밖 풍경은 사뭇 다르다. 낮은 언덕에 목초지와 숲들이 있고, 사람사는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풍경이다. 스위스의 압도적인 암벽과 설산 아래에 있는 마을 풍경들이 아름답지만 뭔가 비현실적이었다면, 독일 마을의 풍경은 그냥 강아지를 앞세우고 목초지에 일하러 갔다가. 저녁 먹으러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의 풍경이었달까. 그냥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풍경에서 오는 안도감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독일의 첫인상, 풍경들


독일 첫날 숙소 근처 수제 햄버거집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맛이 훌륭해서 깜짝 놀랐다. 스위스의 고물가 대비 so so 했던 음식을 먹다가 독일로 넘어왔더니, 일단 가격이 거의 2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맛도 더 우리 입맛에 맞았다.
올레~

뮌헨의 거리와 건물 벽에 있던 벽화 그림

저 그림을 보는 순간 아, 여기가 독일이구나! 하는 실감을 했다. 누구 그림인지는 모르겠으나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 1867~1945)에 대한 오마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콜비츠는 80년대 우리나라 민중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독일의 화가이다.  

뮌헨의 할머니. 
꽃무늬 빨간 바지 할머니를 보는 순간 완전히 꽂혔다. 저토록 자유롭다니...
남들의 시선, 나이, 자신이 생각하는 고정관념, 이런 모든 것들로 부터 자유롭고, 세계의 중심이 온전히 자기 자신일 때 저런 복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편견일 수 있지만...
아무튼 독일여행 중에 이런 할머니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는데, 생각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내가 옷 매무새를 다시 가다듬게 된다고나 할까? 나도 이렇게 고정관념없이, 당당하게 나 자신을 끝까지 소중하게 가꾸며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막스 요제프 광장Max-Joseph Platz

막시 밀리안 1세 요제프 왕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1818년 만든 광장이다.

 

광장의 왼쪽 건물이 '레지덴츠 Residenz  박물관' 이고 오른 쪽 건물이 바이에른 주립 오페라 극장 Bayerische Staatsoper이다.

바이에른 주립 오페라 극장 Bayerische Staatsoper.

뮌헨을 음악의 도시라고 부를 수 있다면 과감하게 이 오페라 극장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바이에른 왕의 총애를 받았던 바그너가 그의 음악세계를 마음껏 펼친 곳도 이곳이었으며, 이 도시 출신의 음악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명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 인도 출신의 주빈 메타가 음악감독으로 공연하던 곳이었다. 지금도 뮌헨은 수많은 음악도들이 몰려드는 곳이고, 해마다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그에 걸맞게 건물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장중함과 화려함을 갖추고 있다.  8개의 코린트식 열주가 받드는 화려한 삼각형의 2층 지붕을 갖춘 이 건물은 그리스 파스테논 신전을 본떠서 세운 건물이라고 한다.

 

막시밀리안Maximilian I 요제프 1세 (1756~1825)기념비

선대 바이에른  선제후 막시밀리안 1세와 구분하기 위해 요제프를 붙여서 표기한다.바이에른을 크게 중흥시킨 왕이다. 프랑스 혁명기와 나폴레옹 전쟁기에 잘 처신하여 영토를 확장하였으며, 바이에른을 왕국으로 격상시켰고, 초대 국왕이 되었다. 오늘 날 세계적인 축제로 꼽히는 옥토버패스트를 최초로 연 왕이기도 하다.

 

광장 코너가 명품가이다. 

 

레지던츠 박물관 Residenz museum

 

'레지던츠'는 1385년부터 1918년까지 바이에른(바바리아) 왕국을 통치하였던 비텔스바흐 가문의 왕궁이다. 처음에는 해자에 둘러싸인 작고 보잘 것 없는 성이었는데, 오랫동안 증축을 거듭해서 현재는 10개의 안뜰을 갖춘 복잡한 구조의 건물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이 건물의 양식은 르네상스에서 시작해 바로코와 로코코를 거쳐 신고전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독일에서 가장 크고 훌륭한 궁전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레지덴츠의 공개된 홀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그밖의 건물들에 보물관과 화폐박물관, 오페라 극장 등이 있다. 박물관에는 역대 바이에른 왕들이 수집한 소장품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우리는 박물관만 관람했다.

 

레지덴츠 박물관 입구

박물관 입구

황제의 안뜰

 

레지덴츠 박물관 앞에 세워진 청동 사자상이다. 바이에른의 상징 동물이 사자라 사자를 모티브로 한 조형을 도시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이 사자상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루트비히 1세 때,  한 대학생이  사생활이 문란한 왕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써서 궁전 벽에 붙였다가 잡혀갔다고 한다. 중세시대였으니, 다들 그가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왕은 사생활은 문란했으나 현명한 왕이어서 그 학생에게 돈을 주어서 돌려보냈고, 궁전을 나온 학생은 죽었다 살아온지라 떨리는 몸을 주체하느라 잠시 사자를 붙잡았다. 그걸 본 사람들이 사자를 만지면 돈(혹은 행운)을 얻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지나가다가, 이 사자 상을 보면 슬쩍 만지고 간다고 한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만진 방패 안의 코와 방패 아래 부분 사자의 얼굴이 닳아서 황금색이 되었다.

사자상은 레지던츠 박물관 입구 길거리에 있다. 

그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이런 왕의 뜰이 나온다.

박물관 안뜰에 세워진 삼지창을 든 포세이돈 청동 동상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넵튠'(영어) 또는 '넵투누스'라고도 불린다. 삼지창으로 파도를 일으키기도 하고 땅에 지진을 일을키거나 하천과 샘을 솟아나게 한다. 보통 거친 파도를 탄 포세이돈으로 많이 그려지는데, 파도가 그에게는 '말'이어서 그를 '말의 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티로스 Satyros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숲의 신'이다. 얼굴은 사람의 얼굴이지만, 염소의 발과 꼬리를 가지고 있으며, 머리에는 뿔이 있다.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의 시종으로 술과 춤을 좋아하며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상징한다. 

* 술의 신 '바쿠스 Bacchus'. 다른 이름으로는 '디오니소스'이다. '디오니소스'란 두번(Dyo) 태어난 자(nysos) 라는 뜻이다. 

'바쿠스'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제우스'가 테베의 왕녀 '세멜레' 를 사랑하여 저승의 강 스틱스 앞에서 세멜레의 청을 들어주기로 맹세했는데, '세멜레'가 헤라의 꾐에 빠져 제우스의 본모습을 보여달라고 소원을 말한다. 제우스는 벼락의 신 아니던가? 태양같은 강렬한 빛에 그만 세멜레가 녹아버리기 시작했고, 제우스는 그녀의 자궁에 있던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어 열달을 채워 태어나게 한다. 그래서 '디오니소스'는 2번 태어난 자가 된다.  그후 청년이 된 디오니소스는 우연히 들에서 포도를 발견하고 그 맛에 반하게 되어 포도농사를 짓게 된다. 그리고 수확한 포도를 동굴에 넣고 그 사실을 깜박 잊게 되었는데, 나중에 가보니 포도가 달콤한 술로 변해 있었다. 그후 그는 가는 곳마다 포도주 제조법을 전파하였고, 후에 술의 신이 되었다.

 

 

* 안티크바리움(Antiquarium)

레지덴츠 박물관에서 가장 화려한 홀이다. 16세기 때 조성된 르네상스식의 넓은 홀인 안티크바리움은 아치형 천장에는 성서의 그림들로, 양쪽 벽에는 알브레히트 5세가 수집한 고대 그리스 로마 풍의 조각과 흉상들로 가득하다. 알프스 북부에서 가장 커다란 르네상스 홀이며, 이 궁전에서 가장 오래된 홀이라고 한다. 들어서는 순간 화려한 왕실의 연회장에서 열리는 파티가 연상되기도 하고, 공식적인 궁정 행사가 떠 오르기도 한다. 가난한 서민들은 움막에서 살았다는데, 이런 호화로운 건축 기술과 예술 작품이 가능했다는 게 영 믿어지지 않는다. 

 

화려한 천장의 그림들

 

 

*왕과 왕의 직계 가족들을 위한 방

황금은 왕의 색이며, 왕의 권위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동서양이 같은 듯하다. 이 많은 황금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왕이 있는 곳에는 온통 황금으로 치장되어 있다. 바로코, 로코코 풍의 섬세하고 화려하며 장식적인 무늬들과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가 그림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 또 벽을 장식한 꽃, 새, 나무, 덩굴 등의 현란한 치장에 놀랄 뿐이다. 그러나 그림이나 장식에 담긴 내용은 교양이 짧아 알 수 없었고, 모르면 감흥이 떨어지는 법이라 너무 많은 황금과 장식의 세례에 그만 멀미가 났다.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Too much!' 하다는 느낌이다.

 

 

 

* 거울과 도자기 캐비닛 Cabinet of mirrors and porcelain

위 왕과 자녀들의 방편에서 카메라 쪽 방이 거울과 도자기의 방이다. 사방에 거울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이런장식과 도자기 인형, 시계 등이 있다. 

 

장식품을 찍으면 저절로 인물 사진도 찍힌다. 왜냐하면, 장식품의 뒤편이 거울이기 때문이다. 장식품은 화려한 도자기 인형들인데, 당대 유럽의 제품도 있지만, 중국에서 수입해 온 듯한 장식품도 상당수 있었다.

 

 

*킹스 트랙트(King's Tract)

왕비의 알현실인데, 사방 벽이 온통 금으로 도배되어 있다. 화려한 상들리제를 보면, 촛불에 반사된 금빛이 들어온 사람들을 압도했을 것 같다.

 

 

 

 

* 오르네이트 예배당(Ornate Chapel)

 안내문의 설명을 해석해 보았다.

'이 예배당(기도실)은 선제후 막시밀리언 1세와 그의 아내에 의해 1607년에 헌정된 것이다. 이 곳은 귀중한 성유물함 'Heilturnschatz'이 있는 곳이다. 예배당 벽은 인조 대리석으로 만든 패널 혹은 여러색깔로 상감한 모조대리석으로 만들었다. 알브레히트 듀러(Albrecht Durer)의 '동정녀 마리아(성모)의 생애' 장면 시리즈를 뮌헨 궁정 대리석 수석 마스터가 제작했다.  원래의 모습 이래 계속 존재하고 있는 아이템은 아우구스부르트에서 만들어진 은으로 돋을 새김(양각)한 제단이다. 그리고 옆 벽의 성유물함 성지와 화려한 오르간도 그런 아이템이다. 1944년 오르네이트 체플은 크게 파괴되었지만 그 후에 복구되었다.'

압도적으로 화려한 예배당이다. 조용히 예배하거나 기도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워서 집중하기는 힘들 것 같다.

보이는 제단이 은을 양각 기법으로 조각하였다는데, 십자가의 예수님이 작지만 인상적이다.

드레스덴 궁전의 모든 천장이 화려하지만, 이 예배실의 천장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시원한 푸른 색이 아름답다. 푸른 색과 황금색이 이렇게 잘 어울렸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푸른 색은 성모마리아의 색이다. 이곳이 성모마리아를 위한 기도실이기에 아낌없이 푸른 색을 쓴 것이라 생각된다. 천장의 스테인글라스 또한 아기자기하면서 화사한 색으로 전제에 포인트를 준다. 

 인조대리석에 상감 기법을 써서  듀러의 그림 '성모마리아의 일생' 을 시리즈로 재현한 벽이다. 놀라울 뿐이다. 문득, 어떻게 옷의 주름진 부분까지 음영을 넣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폼페이 등에서 보는 대리석 그림은 모자이크 방식인데, 여기는 정교하게 대리석을 파서 색깔에 맞는 대리석을 맞춘 듯 하다. 그림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거기다가 다른 방들은 온통 황금색으로 치장하였거나, 초상화나 그림들로 빽빽하게 메꿔져 있었는데, 이곳은 대리석 벽으로 둘러싸여 좀 단순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기도하기에 더 알맞은 경건한 분위기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마, 푸른 색의 옷을 입은 여인이 성모 마리아가 아닐까 한다. 중세에는 푸른색 물감이 너무 비싸서 아무나 살 수 없는 귀한 색이었고, 그래서 성모마리아의 옷을 푸른 색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왠지 문양에서 이슬람적인 느낌이 난다.

 

 

* 황제의 홀 Kaisersaal

 황제의 홀답게 화려하지만 단정하고 격식있게 치장되어 있다. 천장은 그림과 단순한 문양을 과하지 않게 넣되, 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황금으로 마무리 하고, 벽은 최대한 비워서 품격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바이에른 왕가의 여유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중세 시대 뮌헨의 모습을 그린 듯하다

 

♥ 호프 브로이 하우스 Hofbrauhaus

 

 1589년 빌헬름 5세에 의해서 설립된 바이에른 왕실 지정 양조장이었고, 1828년부터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뮌헨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홀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술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총 3천명의 손님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정도로 커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오스트리아 엘리자베스 여황제, 레닌과 그의 아내' 등도 방문한 역사 깊은 맥주홀이다. 레닌은 '호프보로이하우스에 대한 우리의 추억은 특별히 사랑스럽다. 이곳에서는 훌륭한 맥주가 계급 간의 모든 차이를 없애 준다' 라고 썼다. 놀랍게도 아돌프 히틀러도 소시적에 이곳에 방문하여 군중들에게 연설을 하였고,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닌 사람들끼리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지역 전통 복장을 입고 서빙하는 종업원들, 라이브 연주,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맥주잔을 부딪치는 소리에 저절로 흥겨워진다. 현지인처럼 가장 독일스러운 학센과 바이스부르스트를 안주로 독일 흑맥주 둔켈, 혹은 헤페바이젠을 마시면, 행복한 여행객이 된다. 

맥주홀 바로 앞 풍경. 이곳은 마리엔 광장에서 걸어올 수 있는 거기에 있다.

규모가 어머어마하게 큰 맥주홀이다.
독일 돼지족발인 '학센'
바이스부르스트 (하얀 소시지)

물에 풍덩 빠진 이 소세지가 뮌헨의 대표적인 음식인 '바이스부르스트'이다. 

앞에 보인 맥주가 둔켈. 독일 흑맥주이다.
바구니에 담긴 빵이 하트빵 Brezel 이다. '겉 바삭, 속 촉촉'의 짭빠름한 빵. 매우 중독성이 강하다.

독일에서는 역시 '학센'이다. 이 독일식 족발은 여러가지로 변형되어 나오지만, 우리는 여행기간 내내 '1일 1학센'을 부르짖고 다녔다. 더운 여름에는 맥주가 최고이고, 맥주 안주로는 '학센'이 최고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 4명의 관광객이 앉아 있었는데, 우리가 먹는 것을 보더니, 4명이 각각 1학센을 시키는 거였다. 물론 처음 먹는 낯선 음식이었는지 고스란히 남기고 나갔다. 아, 스위스에서 1인 1퐁듀를 시켰던 우리의 모습이 데자뷰 되면서 마음이 아팠다. '학센'은 우리나라 치킨처럼 나눠 먹는 음식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 프라우엔 교회

 

 

♠ 프라우엔( Der Dom zu unserer lieben Frau 뮌헨 대성당, 성모성당)

뮌헨에서뿐만 아니라 남부 독일에서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는 가장 큰 건축물인 프라우엔 교회는 양파 모양으로 둥글게 솟아오른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이다. 13세기에 성모 성당이 있던 자리에 16세기 들어와서 지금의 모습으로 증축하였고, 얼핏 보면 똑같아 보이는 두 개의 첨탑은 북탑 99m, 남탑 100m로 1m 정도의 차이가 있다. 4~10월까지 남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는데, 첨탑에 오르면 뮌헨의 시가지와 멀리 바이에른 주의 멋진 전경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 다음 백과. Enjoy 유럽

 

 프라우엔의 뜻은  '우리를 사랑하는 성모를 위한 대성당' 이라는 뜻이다.  뮌헨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데, 이 성당을 가리지 않도록 100미터 이상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란다. 

첨탑은 2개인데, 그린색 양파 모양 지붕이 프라우엔 뿐 아니라 뮌헨의 랜드마트라고 한다.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올라가지는 않았다. 

교회 외벽 장식 중 하나

악마의 발자국

프라우엔 성당을 짓는 건축가가 돈이 없어서 '빛이 들어오지 않는 성당을 짓는다'는 조건으로 악마에게 돈을 빌렸다. 그래서 건축가는 악마가 있는 위치에서는 창문이 보이지 않도록 교회를 건축한다. 완공된 후 악마가 이곳에 서서 봤더니 정말 교회 창문이 없어서 떠났는데, 그 자리에 발자국이 남았다. 또는 속은 걸 알고 발을 쾅 치고 달아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루트비히 4세 황제의 관이지만, 실제는 비어있는 것으로 Hans Krumper라는 조각가가 1622년에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요한 바오르 2세가 1980년 뮌헨 방문한 것을 기념하여 제작한 조각이라 한다. 

대성당 중간 실내 모습

 중세시대 고딕 양식 교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높게 뻗은 성당의 높이만큼 신에게 가까워지기를 열망한 중세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찔하게 높은 수직감은 신성한 느낌도 주지만, 인간의 삶의 거리와는 좀 멀어진 느낌도 준다.

 그래도 독일의 교회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다른 유럽 국가의 성당보다 훨씬 소박하다. 유럽에서 본 빽빽하게 내부를 채운 장식과 조각상들, 그리고 컴컴한 실내를 보면 머리가 어지럽고 답답했었다. 그러기에 꼼꼼하게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독일의 성당들은 크기는 비슷하게 큰 성당도 있지만,  실내의 장식만은 최소한에 그쳐 마음이 편안하다. 이 성당도 크고 웅장한 데 비해 내부는 단순하고 소박하다.

 

 

♣  마리엔 광장, 신청사

독일어로 '마리아'가 '마리엔'이기에  이 광장은 '성모 마리아 광장'이라 할 수 있다. 이 광장에는 1618년부터 시작된 독일 종교 30년 전쟁과  페스트의 창궐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관련이 깊다.(아래 '마리안저일레' 참조)

가운데 황금색 성 모자상이 보이는데,  저 기둥은 '마리아의 기둥'이라는 뜻인 '마리엔저일레'라고 불린다

 

 

▶마리엔저일레(성모 마리아의 기둥)

 마리엔 광장의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마리안저일레' 에는 전쟁과 전염병의 이중고를 겪었던 당시 사람들의 생생한 고통이 담겨 있다. 

  30년 전쟁 중이었던 1632년, 뮌헨은 스웨덴의 왕 구스타프 2세에게 점령당하게 되었고, 동시에 페스트가 번져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게 되었다. 1638년 막시밀리안 1세 선제후가 ' 성모마리아와 천사들이 우리를 이 고통에서 구원할 것이다'라고 말하면 이 기둥을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48년 전쟁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독일 민중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고 하니, 이 기둥은 그저 간절한 희망만으로 남게 되었다.

 이 기둥 아래에 4명의 아기천사들이 각기 다른 동물들과 싸우고 있는데, 이 동물들은 인간의 재앙 4가지를 상징한다. 사자는 전쟁, 도마뱀(바질리스크)은 페스트 전염병, 용은 굶주림, 뱀은 이단(무신앙)을 상징한다. 천사들이 든 방패에는 라틴어로 시편 91편 13장이 적혀 있다 " 네가 뱀과 바질리스트를 밟고 사자와 용을 발로 누를 것이다"

 

 

▶ 신 시청 시계탑

신 시청사.

 1867년에 짓기 시작해서 1909년에 완공된 85m 높이의 네오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정면부에는 괴물 석상, 조각상, 탑을 오르는 용으로 장식되어 있다. 탑의 높이는 85m이고,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다. 시청사 건물 중앙에 '글로겐슈필(Glockenspiel)'이라 불리는 독일 최대의 인형시계가 설치되었는데,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작동한다. 종 43개와 인형 32개가 등장해 역사적인 두 사건을 연기한다.  시계탑 1층에서는 뮌헨의 전통 춤인 셰플러탄츠 Schafflertanz를  춘다. 술통을 만드는 길드의 장인들이  광대차림 단장의 지휘에 맞춰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이 춤은 일명 '통장이의 춤'인데,  페스트가 휩쓸고 간 16세기,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맥주통 제조업자가 거리에서 춤추며 돌아다닌 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애잔하다. 2층은 바이에른 공작 빌헬름 5세와 로트링겐 레나타의 결혼을 기념해 1568년에 열린 마상 시합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약 10분 정도 사람만한 인형이 나와서 춤을 춘다. 

 

여름철 마지막 시간인 5시에 맞추어 왔더니,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 이 시계탑 공연을 보려고 모여든 것이다. 10분 동안 벌어지는 깜짝 이벤트, 모두들 흥겹다.

 

 

◈ 성 미샤엘 교회 St. Michael's Church

 마리엔 광장 근처에 있는 '성 미카엘 성당'은 빌헬름 대공(Willhelm 5)에 의해 1583년부터 짓기 시작한 건물이다. 처음엔 탑이 있었는데, 1590년 무너졌다고 한다. 1697년에 완공된 이 교회는 건설 당시 알프스 산맥 북쪽 지방에거 가장 큰 르네상스 양식 교회였다고 한다.  성당의 천장은 지지대가 없는 아치형 천장으로 세계에서 두번 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세계 2차 대전 중 파괴되었다가 1946~48년에 재건되었다. 16세기 후반 종교 개혁에 맞서 구교를 지키려 했던 예수교 소속 교회로 당시 반 종교개혁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한다. 현재의 교황인 프렌체스코가 예수회 출신으로는 처음 교황이 되었다고 하는데, 프렌체스코 교황이 개혁적인 종교 지도자인 걸 고려하면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이곳에는  루드비히 2세, 막시밀리언 1세를 포함하여 바이에른 왕국의 국왕과 공작 등 총 7명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백조의 성'을 지은 루드비히 2세의 무덤이 있어서 그런지 무덤 입장료를 받는다.

 '성 미샤엘'은 '성 미카엘 대천사'의 독일식 발음이다. 그래서 성당 입구에 악마를 물리치는 미카엘 천사가 있다.  

 

건물 앞면의 조각상은 비텔스바하 가문의 통치자들이라고 하며,  청동상은 사탄을 물리치는 미카엘 대천사다. 요한 묵시록에서 미카엘은 하느님의 군대를 이끌고 사탄의 군대와 맞서 싸우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로마 카톨릭에서는 미카엘이 4가지 주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①하느님의 군대, 천국 군대의 지휘관,  ②죽은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죽음의 천사, ③최후의 심판이 있는 날, 나팔을 부는 임무와 함께 인간의 영혼을 저울에 다는 것, ④ 교회의 수호자 '가 그것이다. 이처럼 미카엘은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상징하여 오랫동안 카톨릭 미술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데, 주로 미카엘 대천사가 뱀 또는 용을 죽이는 그림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병에 걸린 사람들의 수호천사였다고 한다. 

사탄을 물리치던 미카엘 천사의 청동상 

대천사 미카엘에 용처럼 생긴 사탄을 죽이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신교를 누르고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은 반종교개혁 시대 당시 카톨릭교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마카엘 천사 성수반. 사제가 하느님의 축복을 청하여 축성한 거룩한 물로 죄의 씻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성당 입구에 놓아두는데, 신도가 이 물을 손끝에 찍어 머리, 가슴, 양쪽 어깨 순으로 + 자 성호를 긋는다.

천장이 상당히 큰 돔으로 이루어져 있다. 16세기 이 정도로 큰 돔은 두오모 성당뿐이었다고 하니, 이 성당이 얼마나 공을 들인 성당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흰색과 황금색의 조화가 아름답고 시원하다. 특히 흰색의 밝은 성당 모습은 천사장 '미카엘'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

막달레나 동상과 중앙 제단.

1586~89년에 조성된 중앙 제단은 금으로 꾸며져 있으며, 중앙 제단 위의  그림은 크리스토프 슈바르츠가 1587년 그린 '악마와 싸우는 미카엘 천사'이다. 

오른 쪽  지하로 내려가면, 바이에른 왕들의 무덤이 있는데, 그중 루트비히 2세(슈바인슈타인 성을 세운 )의 관이 가장 크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백조의 성'과 '루트비히 2세'에 열광하는 관광객들이 성지처럼 찾아온다고 한다.